새문안교회에서 정말 맘에 안 드는 것
Posted 2020. 1. 11. 00:00, Filed under: I'm churching/더불어 함께가을부터 다니고 있는 새문안교회 주일예배는 좋은 점이 많다. 구성과 논지가 분명한 설교와
파이프 오르간으로 연주되는 음악은 상당한 매력 포인트로, 한두 번 방문하고 다른 교회로 향하려던
우리 부부를 넉 달째 붙잡아 놓고 있다. 교회 생활에서 이 두 가지 만큼 중요한 것도 사실 그리 많지
않은데, 이 둘 중 하나 또는 둘 다 웬만큼 충족되면 굳이 다른 교회를 기웃거리지 않아도 되지
않나 싶다(소그룹이나 봉사 등은 정착하고 난 다음의 문제이다).
그런데 이 교회 주일예배에서 정말 마음에 들지 않는 점도 하나 있다. 장로들의 대표기도
시간인데, 장로교 특유의 누가 해도 똑같을 기도내용 구성이야 그럴 수 있다 하더라도^^, 거의
모든 장로가 하나 같이 자신의 정치적 견해를 공예배의 기도 컨텐츠에 슬그머니 끼워넣는 건 정말
꼴불견이 아닐 수 없다. 이를테면, 현 상황에 대해 개탄하면서 자유민주주의나 사회 질서
운운하고, 위정자들을 들먹거리면서 어쩌고 저쩌고 하는데, 정말 가관이다,
왜 장로들은 이렇게 편협해 보이는 걸 넘어 천박해 보이는 기도를 아무렇지도 않게 자행하고
너나 할 것 없이 반복하는 걸까. 시내 한복판의 유서 깊은 교회 장로들이라면 대체로 우리 사회
여러 분야의 지도층 인사들일 것 같은데, 별로 좋아 보이지도 않는 자기 신념과 확신을 공개적인
기도시간에 표명하고 주입시키려 하는 걸까. 정말 이런 아무말 대방출은 넌센스, 꼴불견이 아닐 수
없는데, 매주 "그 입 닥치고, 제대로 기도하라!"고 일갈하고 싶은 걸 참고 있다.
공예배 대표기도 시간에 나라와 민족을 위해 기도하는 거야 자연스런 일이지만, 중요한 건
스탠스(stance)다. 교양도 상식도 정치적 감각도 없이 자신의 정치적 입장을 마치 교회와 교인들의
일치된 입장인 양 섣불리 드러내는 건 사회에서도 통용되지 않는 촌스러운 일이다. 그런데 마치
자신이 심판자라도 된 양 제멋대로 규정하고 몰아가기 일쑤인데, 이런 기도를 하는 장로의
상판이 어떠한가 싶어 종종 눈 뜨고 지켜봐 준다. 아서라 말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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