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층 석탑
Posted 2020. 2. 16.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행
산길을 걷다 보면 종종 크고 작은 돌탑들이 눈에 들어온다. 종종 대신 자주라고 해도
될 만큼 흔한데, 개수는 부지기수에, 위치도 여기저기에, 모양도 이모저모에, 규모도 천차만별
다양하다.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길이나 바위 위, 돌담, 개울가에서부터 사람들의 발길이
잘 닿을 것 같지 않은 데서도 맘만 먹으면 누구나 찾을 수 있다.
처음엔 사람키보다 크고 잘 생긴 돌탑들이 눈에 들어왔는데, 갈수록 아무렇지도 않게,
또 아무렇게나 두세 개 올려 놓은 것부터 예닐곱 개 정도 무심하게 쌓아 놓은 것들이 정겹게
다가온다. 언제나 감탄하는 것은, 적당한 크기와 모양의 돌을, 삐뚤빼뚤 올려 놓은 것 같은데도
여간해선 흔들리거나 무너지지 않고 서 있게 만드는 균형감각이다. 거의 매번, 그야말로
자주 감탄을 금치 못하게 만드는 눈썰미며 재주며 감각이며 정성이 대단하기 그지없다.
대개는 진행방향에서 바라보고 지나가지만, 어떤 것들은 한 바퀴 돌면서 전후좌우 사방에서
관찰하게 만들기도 한다. 확실히 한쪽에서 볼 때와는 모양도, 구조도 다른 걸 찾는 묘미가 있다.
어긋나게 마련인 것들을 어울리게 만들고, 별볼일 없는 흔하디 흔하게 굴러다니는 것들을
한데 모아 작품을 만들어 놓으니 돌탑 보는 것만으로도 산길은 외롭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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