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던 눈이 왔다
Posted 2020. 2. 17.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Joy of Discovery
오매불망까진 아니어도 겨우내 기다리던 함박눈이 드디어 왔다. 주중부터 주말까지 거의 봄이 다 된 양 따뜻하던 날씨가 주일 아침 하루 사이에 15도가 내려가더니만 오후가 되자 눈까지 내려 순식간에 근사한 설경이 펼쳐졌다. 점심 먹고 식탁에 앉아 있는데, 오후의 햇살을 받은 예봉산 산등성이가 멋진 풍경을 연출하길래 놓칠세라 부랴부랴 차를 몰고 팔당 한강변으로 향했다.
눈 내린 산등성이 사진을 찍고 싶었는데, 검단산보다는 한강변을 함께 담을 수 있는 예봉산 풍경이 좋을 것 같아 팔당대교 옆 퇴촌 가는 길가에 차를 대고 몇 장 담았다. 그런데 집에서 볼 땐 오후의 햇살에 반사되는 풍경이 그럴싸 했는데, 눈이 내리는 겨울 날씨는 수시로 구름이 끼고 응달이 지면서 아주 맘에 드는 건 못 찍었다. 이래서 사진작가들이 맘에 드는 사진을 찍기 위해 한 포인트에서 하루 또는 며칠을 비박하면서 꼬박 머문다는 걸 조금 이해할 수 있었다.
그래도 구비구비 눈덮인 강원도 분위기가 나는 사진까진 아니어도, 대충 비슷한 동네산 설경을 얻을 수 있었다. 몇 시간 사이에 눈이 제법 내리고 쌓이면서 온통 풍경이 바뀌었다. 이 정도 눈에 어린아이처럼 호들갑을 떠는 걸 보면, 정말 눈을 기다렸나 보다.^^ 내친김에 보는 데 그치지 않고 눈 쌓인 산길을 걷고도 싶었지만, 눈이 그치지 않고 저녁까지 내릴 기세였고, 기온이 더 내려가 주초에도 얼어 붙어 있는 설경을 볼 수 있을 것 같아 참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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