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봉산 천연 돌의자
Posted 2020. 3. 27.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행
지난달 말, 겨울의 끝자락에 팔당 예봉산에 올라가다가 볕이 잘 드는 숲길을 걷게 되었다. 한낮을 막 지날 때였는데, 나무들 사이에 커다란 돌덩이 하나가 덩그러니 놓여 있었고, 한쪽 면만 빛을 받는 게 그냥 지나치지 말라는 신호 같았다. 꼭 의자처럼 생겨 보였는데, 어른이 앉을만한 높이에, 앉을자리는 푹신해 보이진 않아도 평평했고, 양 측면이 살짝 높아 팔걸이도 할만해 보였다. 등받이도 거의 직각이라 안락하진 않아도 크게 불편할 것 같진 않았다.
완벽한 자연 돌의자였다. 이 산중에 누가 일부러 이렇게 돌을 다듬어 놓았을 것 같진 않고, 그렇다고 자연스럽게 쪼개졌다고 하기엔 너무 근사한 모양새였다. 걸음을 멈추고 전후좌우로 한 바퀴 돌면서 살펴보면서 살짝 앉아봤는데, 쿠션이 없는 것만 빼곤^^ 딱히 흠잡을 게 없었다. 주변에 다른 의자나 앉을자리가 있는지 돌아봤지만, 딴 건 없었다. 이쯤 되면 군계일학이 아닌 군목일석(群木一石)이라 부를만한 천연 돌의자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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