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산성 벌봉 정상
Posted 2020. 4. 3.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행
지난 주말엔 남한산성 외성에 있는 벌봉을 다녀왔다. 보통은 산성 네 대문 중 하나로 올랐다가 북문에 이르러 흥미로운 이름의 팻말을 따라와서 이 봉우리의 존재를 알게 되는데, 나는 15분 정도 운전해 하남과 광주 경계선인 은고개 안쪽에 주차한 다음 바로 벌봉으로 올라가는 루트를 즐겨 다닌다. 산성까진 천천히 40분, 10분 정도 더 가면 벌봉이고, 산성 이곳저곳을 둘러보다 내려오면 2시간 반에서 3시간이면 충분한 요즘 같으면 안성맞춤 코스이다.
산을 다니다 보면 정상이 주변에 비해 뚜렷하고 식별하기 쉬운 봉우리들도 있지만, 처음 또는 얼핏 그리고 무심코 지나다 보면 정상부인지 모르고 지나는 데도 있게 마련인데, 벌봉이 그러하다. 쉽게 올라설 수 있는 바위가 보이긴 하지만, 정상이라기엔 조금 옹색해 보여 자칫 실망하기 쉬운데, 늘 그렇듯이 반전이 있게 마련이다. 산성 쪽에선 볼품 없는 작은 바위지만, 밑으로 내려가서 보면 제법 커다란 바위들로 이루어져 있다.
팻말을 보고 찾아 온 이들이 못 찾고 그냥 돌아가지 않도록 어떤 산악회에서 근처 나무 기둥에 벌봉 높이를 표시해 달아놓았다. 505m니까 적당한 동네산인 셈이다. 서울의 북한산과 쌍벽을 이루는 남한산이란 이름이 그럴듯한데, 최고봉은 그 옆에 따로 있다. 정상부는 주위가 평평한데다 다들 오래된 산성의 무너진 담벽 구경하느라 쉽게 알아차리지 못하고 그냥 지나치기 십상인데, 얼마 전에 작은 정상석이 세워졌다.
522m니까 바로 옆 벌봉과 거의 비슷한 높이다. 남한산성은 사람들이 많이 찾는 본성의 성남 방면 남문과 서울 마천동 방면 서문 쪽은 4백m대이고, 북문 지나 외성 쪽이 5백m대인 아담한 산인데, 서울과 성남, 하남과 광주 등 산성에 오르는 등산로로 여럿이고, 아는 이들만 아는 샛길까지 치면 수십, 수백 군데에서 오르내릴 수 있고, 음식점들도 많아 사시사철 인파가 끊이지 않는다. 건너편에 보이는 산이 하남 검단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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