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산성 담벽 10층 석탑
Posted 2020. 4. 4.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행
남한산성에 오르면 수 킬로미터에 걸쳐 길게 이어지는 산성을 따라 어디서나 고즈넉한
풍경이 펼쳐진다. 서두르지 않고 발품을 팔고 가만히 주의를 기울이면 가끔 10층 석탑도
볼 수 있다. 남한산성에 무슨 석탑, 그것도 10층이나 되는 게 있느냐 하겠지만, 있다. 본성이
아니라 외성인 벌봉 부근 무너진 담벽 위에서 볼 수 있는데, 높이는 수 미터가 아닌 두 뼘
정도 된다.^^ 그러니까 제대로 세운 석탑이라기보다는, 미니어처 돌탑인 셈이다.
남한산성은 수백년 풍상을 겪으면서 무너지고 보수하기를 거듭하면서도 자리를 지켜
오늘에 이르렀는데, 석탑은 그보다는 조금 유연하게 쌓아 올려졌다 해체되기를 반복하고
있다. 산성이 한 자리에 고정돼 있는 반면, 이런 돌탑은 수시로 기동성 있게 축성과 해체를
반복하면서 그때 그때 모양과 높이를 바꾸며 의연하게 초병 역할을 하고 있다. 세월은
의구해 인걸은 간데 없지만, 담벽과 석탑이 남아 산성을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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