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et 머그컵
Posted 2020. 4. 9.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잡동사니2월 마지막 주간, 조카 결혼식에 다녀온 아내가 공항에서 머그컵을 사 왔다. 처제와 함께한 이번 여행 중에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구경을 했는데, 기념품점에서 파는 머그컵을 살까 하다가 들고 다니기가 뭐해 안 샀는데, 마침 공항에서도 팔길래 탑승 전에 냉큼 샀다고 한다. Last minutes shopping울 한 건데, 이런 건 여행을 추억하면서 두고두고 잘 쓰게 된다. 나도 가끔 이렇게 하는데(7/14/15), 은근히 닮은 구석이 있는 모양이다.^^
크지도 작지도 않고,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은데, 손잡이와 입술 닿는 부분의 진한 주황색이 처음엔 튀어보였지만, 곧 적응이 됐다. 깨지지만 않으면 몇 년 잘 쓸 것 같다. 당장 아침 저녁 티타임에 바꿔 쓰고 싶은데, 일단 손님용으로 리저브해 두고, 가끔씩 쓰고 있다. 나는 가본 적이 없지만, 아내는 거기서 본 그림들과 미술관의 흥겨운 풍경들을 종종 떠올릴 것이고, 나는 커피 마시는 동안 그 얘기를 들어주면 된다.
공항 Last minutes shopping 하면 아찔했던 추억 두 가지가 떠오른다. 한 번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공항에서 발리 목각 인형을 정신 없이 구경하다가 비행기 탑승시간이 임박해 불현듯 Final Call로 내 이름이 불리길래 혼비백산해 뛰어간 적이 있었다. 또 한 번은 남아공 케이프타운에서 간단한 걸 사고 백팩을 넣으면서 여권을 놓고 갔다가 정신 없이 찾으러 간 적도 있었다. 다행히 둘 다 비행기를 놓치는 불상사를 겪진 않았는데, 식은땀 삐질나는 잊지 못할 경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