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 안 나가도 좋구나
Posted 2020. 11. 10.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책올가을 들어 강변 산책로와 검단산 산길에서 단풍을 보긴 해도 뭔가 아쉬운 구석이 있었다. 새빨갛거나 샛노란 단풍길을 보고 싶은데, 그러려면 단풍 명소라 알려진 데를 일부러 찾아 나서야 하나 싶었다. 등잔 밑이 어둡다고, 우리 아파트 단지에도 단풍이 많이 들어 그런대로 아쉬움을 채울 수 있었다. 지은 지 25년이 넘어서 단지 안 도로와 아파트 앞에 조경수로 심은 나무들이 제법 키가 크고 원숙미가 있는데, 이맘때면 단풍도 그럴듯하게 물든다는 걸 깜빡하고 있었다.
아니, 이 정도면 굳이 멀리 안 가도 되겠다 싶을 정도였다. 그린에서 옐로우를 거쳐 브라운에 마젠타까지 그라데이션을 이루는 컬러풀한 게 보기 좋았다. 너무 홍단풍 일색보다 빠알갛게 물든 게 군데군데 섞여 있어, 흡족할 정도는 아니어도 아쉬움을 달래기엔 충분했다. 물론 빨간 단풍이 조금만 더 있어주면 좋겠다 싶었지만, 그건 또 몇 년 기다리면 될 것이다. 지금은 단풍잎이 다 떨어지기까지 두세 주간 부지런히 다니면서 눈에 담아두면 된다.
'I'm wandering > 동네산책'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철 모르는 녀석들 (0) | 2020.11.17 |
---|---|
이상한 과일상자들 (0) | 2020.11.13 |
새벽 산을 품은 나무 (0) | 2020.11.09 |
맘모스 닮은 수양버들 (0) | 2020.10.31 |
가을 새벽 산책길 풍경 (4) | 2020.10.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