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모스 닮은 수양버들
Posted 2020. 10. 31.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책팔당대교 양 옆으로 길게 뻗은 강변 산책로를 걷다 보면(주로 미사리 방향으로 걷는다) 넓게 잘 보존된 수풀이 이어지는데, 우람한 나무들이 많이 자라고 있다. 산책로와 자전거 도로로부터 100여 미터쯤 떨어져 있는데 사람들이 들어갈 수 없게 되어 있다. 그래선지 나무들 천국이 되었는데, 거기서 가장 많이 보이는 나무는 수양버들이다.
높이와 양옆 길이 모두 15-20m는 족히 될 만해 보이는데, 아래로 길게 축 늘어뜨린 가지들은 흡사 맘모스들이 서 있는 광경을 연상시킨다. 특히 새벽이나 저녁 어스름에 걷다 보면 내 걸음을 따라 함께 쿵쿵 걷는 게 아닐까 싶어질 때도 있다. 원시 공룡 시대부터 있었던 건 당연히 아니겠지만, 저 자리에서 꽤 오래 자라 넉넉한 품을 이루고 있는 것일 게다.
처음엔 한 그루인 것처럼 보였는데, 걸음을 옮기면서 관찰하노라면 두세 그루, 아니 너댓 그루가 함께 어울려서 멀리서 보면 하나로 보인다는 것을 알게 된다. 물론 땅속에선 한 뿌리를 이루고 있을 수도 있는데, 홀로 우뚝이 아니라 더불어 함께 축 늘어진 가지들을 볼 때면 이상하게 마음이 푸근해지고 덩달아 넉넉해지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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