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과일상자들
Posted 2020. 11. 13.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책새벽산책에 나서면 건너편 아파트단지를 통과해 봄이면 화려한 벚꽃터널을 이루는 산곡천 산책로부터 지나게 된다. 중간중간 노인분들이 앉아서 검단산을 바라보도록 벤치가 놓여 있는데, 다른 때와는 달리 군데군데 과일 상자가 쌓여 있었다. 평소엔 좀처럼 없던 일이어서 드문드문 보이는 산보객들마다 가까이 가서 살펴보는 것 같았다. 세 가지 추측이 가능했다. 먼저, 누가 쓰레기를 버린 건데, 아무리 세상이 각박해도 이런 식으로 버리는 사람은 없지 않겠나 싶기도 했다.
그 다음은, 과일 한 상자씩 먼저 본 사람이 들고 가도록 인심쓴 걸 수도 있는데, 설마! 그건 아닐 것이다.^^ 정말 공짜 과일 상자였다면, 굳이 이런 데다 버리듯 쌓아 두기보다는 아파트 출입문 앞이나 횡단보도 앞 같은 데에 두어서 가져가기 쉽게 했을 테니까. 그렇다면 마지막 가능성은 날이 밝으면 산책로와 천변에 쌓인 낙엽들을 수거해 담기 위해 빈 박스들을 쌓아둔 것일 수도 있겠다. 이런 공공근로작업은 노인분들이 많이 하니 운반하기 쉽게 작은 상자를 미리 준비해 둔 것일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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