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단산 산새
Posted 2021. 2. 2.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행
산에 사는 친구들 가운데 자주 보게 되는 것들 중 하나가 산새다. 시끄럽게 깍깍거리는 까마귀부터 정상에 오른 이들의 넉넉한 인심을 기대하면서 손바닥까지 날아오는 모험을 마다하지 않는 작은 새, 그리고 중턱 나뭇가지와 낙엽들에서 천천히 먹이를 찾는 산새들을 여럿 볼 수 있다.
지난 주말 유길준 묘역을 지나 능선 벤치에 앉아 잠시 가쁜 숨을 고르는데, 저 앞 낙엽더미들 사이에서 산새가 눈에 띄었다. 제법 컸지만 짙은 회색이라 잘 안 보였는데, 다행히 포착됐다. 나도 그랬지만, 녀석도 이 추운 겨울에 딱히 바쁘지 않았는지, 한참을 앉아 있어서 오래 시선을 줄 수 있었다.
기운을 차려 정상에 올라보니, 등정의 기쁨으로 인심 좋게 산새들의 먹이를 뿌려 놓은 자취가 보였다. 문득 중턱에서 본 그 새에게 여기 먹이가 있다고 알려주고 싶었는데, 그들의 언어를 모르니 방법이 없었다. 새들끼리는 알려주려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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