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 이정표의 다른 용도
Posted 2021. 2. 10.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행
산 정상에 오르면 대개 둘 중 하나를 하게 된다. 산 아래 파노라마로 펼쳐지는 풍경을 둘러보거나, 산 이름과 높이가 새겨진 돌비 옆에 서서 기념샷을 남기곤 한다. 둘 다 예까지 힘들게 올라온 보람을 만끽하면서 스스로 대견해지는 순간들이다. 특히 처음 가 본 산 정상에 서면 기꺼이 또는 당연히 둘 다 하게 된다.
우리 동네 검단산(657m)은 하도 여러 번 오르내려 이제는 날씨가 받쳐주는 날 전망 데크에서 두물머리 방향 풍경을 두어 장 찍는 정도다. 그 대신 남들이 그 다음 순위 정도로 할 법한 어디 앉아 쉴 곳이 없을지 둘러보다가 빈 벤치를 찾아 앉거나, 적당히 빈 공간에 서서 잠시 숨을 고르다 다시 내려오곤 한다.
검단산엔 벤치가 여러 개 있는데, 그 중 하나는 이정표 옆에 있다. 산 아래까지의 방향과 길이를 알려주는 유용한 말뚝인데, 생긴 게 꼭 옷걸이를 닮았다. 지난 가을에 갔을 땐 배낭을 걸어두고(그때만 해도 산 정상에선 잠시 마스크를 벗을 수 있었다^^), 연초엔 하도 추워서 잔뜩 껴입고 갔다가 땀이 나서 자켓을 잠시 맡겼다. 여유도 잠시, 다시 3.92km+α를 내려가야 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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