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력운반차
Posted 2011. 2. 23.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잡동사니
여주 새공원 부지에서 재미있는 차를 봤다. 짐칸이 있어 트랙터도 아니고,
골프장 차도 아닌 게 첫눈에 힘이 좋아 보였다. 주인에게 물으니, 동력운반차라고
한다. 튼튼해 보이는 게 미국 차 같아 보여 다시 물으니 우리나라 대동에서 만든
Mechron 2200 모델이란다. 오~ 제법인데.
동력운반차는 농기계용으로 분류돼 차 보험료를 내지 않고, 그래서 당연히
차 번호판도 없다. 모델에 따라 바퀴가 차바퀴처럼 생기지 않고 장갑차처럼 생긴
것도 있단다. 적재 공간은 1톤 용달의 반이 안 되지만, 시속 45km까지 나고,
면세유 혜택이 있는데다, 힘이 좋아 진창에 빠진 차를 끌어내기도 한단다.
그런데 이 깐깐한 양반, 그냥 넘어가는 법이 없다. 제대로 못 만든 거란다.
왜냐고 물었더니, 사용자 입장에서 불편사항이 줄줄 나온다. 가장 큰 문제점은,
트럭이나 용달차처럼 짐칸을 옆으로도 열 수 있어야 하는데, 무식하게 뒤로만
싣게 돼 있단다. 짐 싣는 용도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디자인이란다.
또 하나는, 운전석 창의 재질인데, 강화유리로 만들지 않아 성에가 끼면
도무지 닦아낼 수 없게 만든 것도 무지 불편하단다. 재료비 조금 아끼려고
사용자들의 눈높이를 못 맞췄다는 것이다.
아, 그러냐고 하며 지나가려는데, 이 양반 세 번째 문제점까지 들이댄다.
운전석에 문이 없는 건 이해하는데, 그래도 코너 돌거나 경사진 곳을 올라갈 땐
떨어지지 않도록 막아주는 열었다 닫았다 하는 철제 바 정도는 있었어야 하지
않느냐는 것이다. 듣고 보니 그럴듯 했다.
나야 이런 차를 처음 봤으니, 그저 깜찍한 외양에 반할 뻔 했지만, 확실히
사용자 입장에선 불편한 구석이 많아 보였다. 그래도 이게 천 만원이나 된다니,
만만한 차는 아닌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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