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이 차린 오찬
Posted 2021. 11. 12.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행
남한산성 서문에서 남문 가는 길은 완만하고 평탄한데다 풍경도 좋아 산성을 찾는 이들이 가장 많이 다니는 길이다. 그래선지 다른 데보다 일행이 둘러앉아 먹도록 테이블을 갖춘 벤치가 군데군데 놓여 있다. 꼭 무얼 먹지 않더라도 물을 마시면서 쉬었다 가기 좋은 자리여서 늘 앉아 있는 이들이 많다.
낙엽이 수북하게 쌓인 길은 걷기도 좋지만, 잠시 앉아 쉬면서 주변 경치를 바라보는 재미도 근사하다. 사람들이 하나 둘씩 일어나 모처럼 한가해지려나 했더니, 이때다 싶었는지 풍경을 이루던 낙엽들이 테이블과 벤치를 차지했다.
여럿이 한데 모인 자리도, 띄엄띄엄 여유 있게 앉은 자리도 이들이 차린 메뉴는 같았다. 깊은 가을 하나면 다른 게 없어도 뭐 하나 부러울 게 없을 것이다. 바닥에 쌓인 수북한 낙엽이며, 커다란 나무에 아직 달려 있는 이파리들도 기꺼이 찬조출연해 공간을 빛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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