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제 와인, 빈 병과 든 병
Posted 2022. 2. 3.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百味百想
우리 동네 카페 웨더는 인테리어도 훌륭했지만, 한쪽에 따로 모아놓은 로제 와인 코너가 눈길을 끌었다. 장미꽃까진 아니어도 연한 핑크빛을 띠는 바람에 이런 이름이 붙었을 것 같은데, 외견상 왠지 레드나 화이트 와인에 비해 가벼울 것 같은 인상이지만, 마셔보기 전엔 속단할 수 없을 것이다.
아마도 카페에서 가볍게 한 잔 하라는 용도로 마련된듯 싶은데, 레드와 화이트에 비해 조금 자유스러워 보이는 라벨 디자인들이 눈길을 끈다. 병마다 길게 달아 놓은 특성표들은 간택을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이날 내 눈길을 잡아끈 건, 든 병들이 아니라 빈 병들이었다. 몇몇 구석진 자리 테이블 위에 놓인 로제 와인 빈 병들은 더할나위 없는 훌륭한 소품이 되어 주었다. 든 병은 사서 가거나 따서 마시고 싶지만, 뚜껑 없는 빈 병들은 그냥 바라보기만 해도 좋은 여유와 여백을 풍기고,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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