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여행19-보수동 헌책방 골목

한 달 반 전에 다녀 온 부산여행에서 잠깐 둘러본 데가 있었는데, 보수동에 있는 헌책방 골목이다. 우리가 묵었던 호텔에서 가까운 국제시장에 들렸다가 길 건너편에 있는 책방골목을 안 보고 오면 서운해 잠시 들렸다.

 

서울도 청계천에 헌책방 골목이 있는데, 분위기가 비슷했다. 8, 90년대만 해도 새 책을 도매가로 팔던 종로6가 대학천 서점들과 함께 뻔질나게 들락거렸던 추억의 골목인데, 부산에서 추억을 소환했다.   

 

성경책과 영어사전을 필두로 내세우는 건 헌책방들의 필수 아이템인듯 싶다. 둘 다 글자가 깨알 같고, 필요한 부분을 펼쳐 읽거나 밑줄치며 읽었던 것들이다. 헌책방에 원서가 빠지면 서운한데, <까라마조프의 형제들> <해리 포터>도 눈에 띄고, <신의 물방울> 등 각종 만화책이 반겨주었다. 

 

깡통시장과 더불어 한국전쟁통에 생겼다는데, 어언 6, 70년이 흘렀으니 이 골목도 세대를 달리하면서 부침을 겪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새 책이건 중고책이건 점점 온라인 서점 차지가 되어 가는 상황에서 그래도 아직 골목과 계단길이 남아 있듯, 명맥을 유지해 주면 좋으련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