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라늄 도서관
Posted 2022. 12. 24.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Joy of Discovery
처제네 베란다에는 제라늄 도서관이 있다. 4층 선반에 50여 개가 가지런히 놓여 있는데, 활짝 꽃을 피운 것과 피기 시작하는 것들, 지고 다음 봉오리를 맺으려는 것들이 섞여 있다. 연중 꽃을 피우고 삽목도 잘돼 제라늄만 키우는 사람도 있다는데, 이렇게 모아놓으니 왜 그런지 조금 알 것 같다.
언뜻 들으면 원소 이름 같은데, 조날(Zonale)계, 아이비 계를 비롯해 일일이 이름을 외우기 어려울 정도로 여러 종류가 있다고 한다. 화사한 꽃과 적당한 크기의 잎이 보기 좋아 키우는 데 싫증이 안 나는 모양이다. 우리도 그동안 몇 개 사기도 하고, 몇 개 받기도 해서 키우고 있는데, 번갈아가며 꽃을 피워 댄다.
가드너들을 식집사라고도 부르는데, 문득 어느 책이 어디에 있는지 가장 잘 아는 사서 같다는 생각이 든다. 제라늄만 이렇게 모아 정돈했으니, 제라늄 도서관의 사서라 불러도 무방할 듯 싶다. 비슷해 보이는 꽃들이 조금씩 다르다는 것도 제라늄 도서관 사서만이 발견하고 느끼는 즐거움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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