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숲 수도박물관
Posted 2023. 4. 23.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Joy of Discovery
서울숲을 반 바퀴 정도 돌고 나오려는대, 저 안쪽으로 붉은 벽돌로 된 일본식 건물이 보였다. 뭔가 궁금해서 가 보니, 옛날에 서울에 처음 상수도 시설이 생겼을 때, 물을 공급하던 양수장을 수도박물관으로 만들어 놓은 곳이었다. 윗쪽엔 Seoul Waterworks 1907, 옆으로는 광무 11년에 건축했다는 현판이 달렸다.
광무는 조선 시대가 저물면서 대한제국을 선포하고 그 연호로 내세운 거니, 구한말 근 120년 전 시설이다. 서울시가 서울에 수도 시설이 보급된 백주년을 기념해 2008년 수도박물관으로 개장했다. 연세가 지긋하신 여성 자원봉사자 두 분이 안내하고 있었는데, 처음 이 시설을 운영하던 이들은 뜻밖에도 일본이 아니라 미국 사람들이었다고 한다.
시설을 둘러보다 보니 뚝섬을 옛날엔 뚝도라 불렀다는 재밌는 사실도 알게 됐다. 그러고 보니, 어렸을 땐 깊은 우물물에 바가지를 내려 길어쓰고, 나중엔 펌프로 길어올리다가 (정확한 기억은 아니지만) 60년대 말쯤 우리집에도 수도가 설치된 것 같은 기억이 났다.
서울숲을 찾는 이들 가운데 이곳에 수도박물관이 있단 걸 알고 찾아오는 이가 얼마나 될지 모르지만, 의외로 단체견학 오는 이들이 많다고 한다. 서울에서 태어나고 자랐으면서 뚝섬 양수장에 대해서는 하나도 몰랐으니, 등잔밑이 참 어두웠다. 커다란 파란색 수도꼭지가 방문객을 맞는 것도 흥미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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