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로 살기
Posted 2023. 4. 28.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잡동사니
2:2로 살던 4인 가족이 졸지에 0:2가 됐다. g가 LA에서 열린 코첼라(Coachella) 뮤직 페스티벌에 갔다가 포틀랜드로 3주 가까이 여행을 갔는데, 아내가 한 주간 동행하기로 작당(?)해 그제 떠났다. 가는 길에 동선이 맞는 시애틀 누이 집에 들렸다가 누나 차로 포틀랜드에 가서 여행하고 함께 돌아오는 스케줄이다.
여자들의 여행은 즐거운 일이고, 일과 살림으로 쌓인 스트레스는 풀어야 하지만, 문제는 남겨진 남자 2인이다. 꼼짝없이 두 주 가까이 살림을 맡게 됐다. 밑반찬 몇 가지를 해 놓고 가서 며칠은 그냥 차려 먹기만 하면 되고, 여차하면 사 먹어도 되니 생각하기에 따라선 별 거 아닌 것일 수도 있지만, 약간 이상하긴 하다.
처음 이런 입장에 놓인 건 아니고, 밥이야 어떻게든 먹고 시간이야 또 그렇게 흘러가겠지만, 뭔가 어색하고 허전한 정서적인 문제는 극복해야 할 과제다. 산에도 가고, 사람 만나는 약속도 잡고, 책도 읽고, 넷플릭스의 시리즈물도 보면서 이리저리 시간을 보내며 버티다 보면 귀국해 다시 2:2가 되고 배턴 터치를 하게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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