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공항에서
Posted 2023. 5. 7.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잡동사니
어제 새벽에 아내와 g가 여행에서 돌아왔다. 가기 전에 지하철 첫 차로 오겠다고 했지만, 어찌 그러라고 하겠는가. <팬텀 싱어> 보고 누워서 팟캐스트를 듣다가 3시 조금 넘어 일어났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봄철 내내 가뭄이던 대지에 제법 강한 비바람이 몰아치는 바람에 슬슬 달려 2터미널에 도착했다. 이렇게 안 막히면 공항도 올만하다.
LA에서 오는 비행기는 순풍을 만났는지 30여분 당겨 가장 먼저 도착해, 바로 만날 수 있었다. 새벽 4시대에 도착했으니 여행객들은 피곤하긴 해도 하루를 온전히 쓸 수 있을 것이다. 새벽에 도착하는 비행편들은 죄다 미국과 동남아에서 온 것들인데, 유럽 출발 비행편들은 시간을 거슬러와서 다른 시간대에 오는 모양이다.
새벽에 공항에 오니, 언젠가 도쿄 밤 도깨비 탔던 생각이 났다. 금요일 근무를 마치고 자정 무렵 공항에 도착해 2시쯤 이륙해 4시 조금 넘어 하네다 공항에 내려 꽉 찬 이틀을 쏘다니다 월요일 새벽 비행기로 와서 출근했던 때도 있었다. 이런 스케줄은 지금은 거저 가라고 해도 사양할 것 같은데, 오랜만에 공항에서 새벽을 맞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