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 같은 첫눈
Posted 2024. 11. 28.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책
새벽부터 첫눈이 왔다. 12월을 며칠 남겨두지 않은 11월 하순이니, 첫눈이 아주 일찍 내린 건 아니어도 다른 해보다 일찍 온 셈이다. 그것도 몇 cm가 아니고 20cm가 넘는 폭설에, 새벽에만 내리다 그치지 않고 아침과 오후까지 하루 종일 쏟아지듯 내렸다. 첫눈이 이렇게 소담하고 소복하게 내리다니, 선물을 받는 기분이다.
보통 이런 폭설에 가까운 푸짐한 눈은 1월이나 돼야 볼 수 있고, 겨우내 몇 번 있을까 말까인데, 첫 스타트부터 서설(瑞雪)이 따로없다. 거실과 베란다에서만 보기 아까워 내려가니, 호두나무와 은행나무, 회양목 등 화단의 나무들이 눈 세례를 받다 못해 온통 뒤집어쓰고들 있었다. 얼마나 많이 왔는지 가지에 덮인 눈들이 마치 높은 산에서나 보이는 상고대(11/16/21) 같았다.
점심 약속을 잡아놓았던 양평 행은 일찌감치 포기해야 했다. 하남이 이런데, 산길도 가야 하는 양평은 더 많은 눈이 내려 운전하기가 쉽지 않겠기 때문이다. 다행히 내가 메시지를 보내기 전에 먼저 날씨 때문에 미루자며 연락이 왔다. 더 멋진 설경을 볼 수 있었겠지만, 이럴 땐 풍경보다 안전이 우선이니, 그냥 집에서 내리는 눈을 하염없이 바라보는 것도 괜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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