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념 벤치
Posted 2024. 12. 1. 00:00, Filed under: I'm traveling/미국 서부 도시들
우리나라에도 있을 것 같은데, 외국에 가면 종종 보게 되는 게 기념 벤치(3/23/24)다. 평생 그 장소를 사랑했거나 이런저런 관련된 사연이 있는 장소에 이름을 붙여놓거나 짧게 상찬하고 기리는 내용을 새긴 벤치들을 보면 생각이 깊어진다. 미국 코스타가 열리던 휘튼 대학(7/20/14)에 갈 때마다 십 년 넘게 잠깐이라도 둘러보던 벤치도 그러했다.
10월에 누이집에서 멀지 않은 올림피아(Olympia)에 파머스 마켓이 있다길래 들렸는데, 이 마켓을 시작한 이들 중 한 사람을 기리는 벤치가 눈에 띄었다. 동료였거나 그의 도움을 입었을 농부와 상인들이 그를 기념해 만든 건데, 소박하지만 우정과 존경이 담겨 있었다. 보통은 작은 팻말을 붙이는데, 농부들답게 힘있게 각인시켜 기억하고 싶었던 모양이다.
3월에 뉴질랜드 남섬을 여행할 때, 애트홀(Athol)이란 동네에서 화사한 꽃들로 장식한 벤치가 눈에 띄었다. 아마도 이 지역 출신이었을 100년도 더 지난 1, 2차 대전 때 희생당한 이들의 이름이 적혀 있었는데, 다른 장식물이나 기념패보다 품위가 있어 보였다. 앉았다 일어서기엔 쉬워 보이지 않았지만, 지역사회에서 사랑과 존경을 담아 만들어서인지 앞뒤로 둘러보면서 잠시 시공간을 이동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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