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 본 카라바조 전
Posted 2025. 3. 17.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영화, 전시회 풍경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다섯 달째 열리면서 이번 달 말에 끝나는 카라바조 전(1/10/25)을 1월초에 이어 두 번째로 보고 왔다. 아내와 동행했는데, 1층에서 열리는 고흐 전보다 2층에서 열리는 이 전시회가 더 보고 싶다고 해서, 보고 체력이 남으면 마저 보자고 했는데, 시간 반 보니 딱 적당했다.
이번 관람에선 예수의 제자 세 사람이 눈길을 끌었다. 사순절 기간이기도 해서 예수를 팔아넘긴 유다를 그린 <그리스도의 체포>(c. 1602)와 부활 후 못자국난 자리에 손을 넣어보는 도마를 그린 <성 토마스의 회심>(c. 1601-1602)은 카라바조의 그림으로, 3년 전에 갔던 피렌체 우피치 미술관(10/13/22) 소장 작품들이란다. 빛을 잘 쓴 화가답게 표정들이 생생하다.

두 제자와는 달리 한참 뒤 다마스커스로 가는 길에 갑자기 나타난 빛을 보고 말에서 굴러떨어지는 바울을 그린 <성 바오로의 회심>(1587)은 루도비코 카라치의 작품인데, 말도 놀라고 바울은 굴러 떨어질 정도로 이 순간의 충격은 대단했었나 보다. 이 세 제자는 별 공통점이 없어 한 줄에 놓고 비교하는 건 여러모로 어색한데, 그래도 5백여 년 전 화가의 시각이 참 리얼하다.

'I'm wandering > 영화, 전시회 풍경'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독립영화 <전망대의 진실> 시사회 (0) | 2025.03.27 |
---|---|
넷플릭스 <오프라인 러브> (0) | 2025.03.10 |
2025 Oscar goes to (0) | 2025.03.04 |
밥 딜런 영화 <Complete Unknown> (0) | 2025.03.01 |
길어서 더 볼만한 <브루탈리스트> (0) | 2025.02.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