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그릇 먹은 온면
Posted 2025. 12. 11. 00:00, Filed under: I'm churching/더불어 함께
지난 주일은 교회가 시작한 지 딱 80년 되는 창립기념주일이었다. 아침예배에서 선한 사마리아 사람처럼 살자는 창립 정신(교회 시작할 때 이름도 선한 이웃을 뜻하는 '선린 형제단'이었다)을 되새기고 오후 기념음악회가 열린 가운데 점심엔 생일상으로 온면이 나왔다.
생일상에 온면이라면 갸우뚱거릴 수도 있지만, 이북에서 내려오신 분들이 시작한 교회였다는 것을 고려한다면 납득이 가는 메뉴가 아닐 수 없다. 아마 12월이 아닌 여름에 시작되었더라면 평양냉면이나 신의주냉면이 나왔을 수도 있을 게다. 냉면 잘하는 집에서 겨울철 메뉴로 시킬 수도 있지만, 교회에서 점심으로 먹는 온면은 특별했다.
고구마 전분이 조금 들어갔을 것 같은 굵은 국수에 양지살, 무채, 달걀 지단을 올리고 뜨끈한 육수를 부은 온면은 후루룩 넘길 때마다 온기를 전해 주었고, 한 그릇 뚝딱 비우게 만들었다. 연이어 갖다 먹을 수도 있지만, 음악회까지 남은 시간에 동네 한 바퀴 산책하고 돌아와 식당에 들어서니 배식이 거의 끝나고 몇 그릇 남아 있는 것 중 하나를 받아 와 마치 그날 점심을 처음 먹는 사람처럼 맛을 음미하며 비워주었다. 내년 이맘때도 온면을 먹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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