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더우드 나무 2세
Posted 2023. 10. 1.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Joy of Discovery
광화문 새문안교회 옆에 폭은 좁고 약간 길다란 공터가 하나 있다. 벤치만 몇 개 놓여 있고, 심긴 지 얼마 안 된 어린 나무들로 둘러싸여 있는 곳이다. 몇 년을 다녀도 이 공간의 존재를 모르고 있었는데, 조금 일찍 가서 근처에 잠시 앉아 있다가 들어갈 요량으로 교회 옆길로 접어들었다가 발견하게 됐다.
이 공터의 양쪽 나무 앞에는 같은 내용의 안내판이 있는데, 140여년 전인 1887년에 한국 최초의 교회를 설립한 언더우드 선교사가 20년쯤 지난 1908년에 미국에서 가져와 심었던 둥근잎 느티나무가 백년이 넘어 죽게 되자 2021년 말에 나무 십자가를 만들어 보존하고, 씨앗으로 다시 심어 자란 나무들이었다.
이런 사연이 있어선지 이 나무들엔 언더우드 나무 2세라는 별칭이 붙게 됐다. 1세 나무로 만든 십자가도 교회에 있다면, 한 번 찾아봐야겠다. 1세 나무가 그랬듯, 지금은 어린 나무지만 그늘 넓은 느티나무로 잘 자라서 공원의 명물이 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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