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 좋은 가을날

지난주 금요일 오후 전날 내린 비로 쾌청해진 하늘은 두둥실 큰 구름이 흐르는 윈도우 배경화면을 이루고 있었다. 2시쯤 가벼운 차림으로 집을 나서 검단산 현충탑 위 첫 번째 능선까지 걷고 왔는데, 산 중턱의 바위나 정상 부근의 전망대에서 보는 멋진 풍경(10/8/17) 만큼은 아니어도 가볍게 가을 산행 기분을 맛볼 수 있었다.

 

산 위를 바라보는 풍경도 좋지만, 내려오면서 적당히 트인 곳에 서자 동네 아파트들과 미사지구 그리고 저 멀리 북한산과 도봉산 봉우리들도 보일 정도로 맑은 날이었다. 20미터는 족히 될 것 같은 커다란 느티나무 세 그루가 조금 달라진 하늘구름색을 배경으로 또 다른 멋진 풍경을 연출해 주었다. 

 

10월도 월말이고 이번주부턴 벌써 11월이 시작돼 슬슬 깊은 가을색을 담은 단풍과 낙엽이 한동안 눈을 즐겁게 하다가 그 또한 한두 달 지나면 새하얀 설경과 배턴 터치를 하게 될 것이다. 집에만 있으면 이렇게 변하는 풍경을 놓치기 쉬운데, 더 게을러지기 전에 깊은 가을을 만끽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