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나무 벤치의 단면
Posted 2024. 1. 28.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행
산길, 그 중에서도 샛길을 걷다 보면 중간중간 평탄하고 양지 바른 데가 나오는데, 대개 한쪽은 아랫쪽을 조망하게 되어 있다. 쉬어가기 딱 좋은 지점인데, 인지상정이라고 벤치 두어 개가 놓여 있다. 이런 공간에 제대로 된 벤치까지 놓을 필요는 없는지라, 대개 근처에서 조달할 수 있는 통나무들이 놓여 있다.
산에는 쓰러지거나 베인 나무들을 모아놓은 데가 곳곳에 있는지라, 그 중 쓸만한 것들을 적당히 자르고 다듬어 작은 나무는 양쪽 받침대로 쓰고, 큰 나무는 반을 갈라 다듬어 의자로 쓰면 안성맞춤이다. 검단산 샛길 등산로에도 여기저기 이런 자연 벤치들이 놓여 있는데, 그 중에 참나무 벤치 두 개의 단면이 눈에 띄었다.
두 개가 같은 나무였는지는 알 수 없지만, 단면 모양새가 반듯하고, 수피 안쪽 나이테를 이루는 부분이 단조롭지 않은 게 볼만 했다. 산에 서서 자랄 땐 주위 나무들과 잘 어울리다가 이렇게 베어진 이후엔 또 산길 한 귀퉁이에 누워 오르내리는 등산객들의 벗이 되고 있으니, 외롭지만은 않겠다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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