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식물원이 공짜라니
Posted 2024. 3. 22. 00:00, Filed under: I'm traveling/Kiwi NewZealand
세계의 여러 도시들 가운데 이름만으로 우열을 매긴다면, 몇 손가락에 들어갈만한 데가 크라이스트처치일 것이다. 그리스도만으로도 충분한데, 교회까지 붙인 도시 이름이라니. 우리는 남섬 여정을 크라이스트처치 in, 퀸즈타운 out으로 잡았는데, 아쉽지만 크라이스트처치에선 식물원만 보고 바로 테카포로 이동하는 동선을 짰다.
그런데 이 크라이스트처치 식물원(Botanic Garfen)이 굉장한 곳이었다. 규모도 꽤 커서 다양한 식물들을 원없이 감상할 수 있었고, 게다가 무료였으니 이 이상 더 좋을 수가 없었다. 다 둘러보지도 못했고 부분적으로만 봐서 다시 한 번 오고 싶은 곳이 되고 말았다. 다양한 색깔의 고추가 열린 나무는 어찌나 화려하고 선명한지 한참을 바라보게 만들었다.
이 식물원엔 커다란 나무와 화초들만 아니라 개울이 흐르고 있었는데, 노젓는 배가 다니면서 식물원의 이모저모를 설명하는 뱃사공의 차림새가 꽤 댄디해 볼만 했다. 어찌나 하늘이 맑고 구름이 좋은지 수면에 비췬 데칼코마니도 수준급 풍경을 그려내고 있었다.
이런 식물원이라면 식물을 구경하러 오는 이들은 물론 공원처럼 걷고 산책하는 이들, 잔디 위나 나무 아래 앉아 휴식을 취하거나 책을 읽거나 그저 멍을 때려도 좋은 시간들을 선사할 수 있을 것 같다. 식물원이 주는 눈의 호사와 마음의 풍요로 여는 남섬 여행이라니, 일주일 여정이 기대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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