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카포 호수의 별 헤는 밤
Posted 2024. 3. 30. 00:00, Filed under: I'm traveling/Kiwi NewZealand
남섬에서 여행객들을 매료시키는 풍경 가운데 하나는 커다랗고 주변 경관이 뛰어난 호수들이다. 일주일간 남섬에 머무는 동안 거의 매일 엄청난 호수들을 눈앞에서 실감할 수 있었다. 크라이스트처치 공항에서 식물원을 거쳐 세 시간 달려 240km를 이동해 처음 묵은 데는 테카포(Tekapo) 호수였다.
남섬의 호수들은 십여년 전에 본 북섬의 타우포 호수와는 또 다른 매력을 지니고 있었는데, 호수 자체도 크고 맑지만 병풍처럼 길고 높게 펼쳐지는 남알프스 산세들과 어울려 환상적인 풍경을 연출했다. 이동하느라 우리는 아침과 오후의 테카포 호수는 별로 못 봤지만, 해질녘의 호수 풍경만으로도 경탄을 금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이 호수에는 선한 목자 교회라는 작은 성공회 교회당이 하나 있는데, 훌륭한 포토 스팟이 되어줄 뿐 아니라, 밤 10시가 지나면서 남반구 밤하늘 별자리를 관찰할 수 있게 해 주었다. 근처에 캔터베리 대학에서 운영하는 천문대도 있는데, 그 언덕까지 가지 않고도 충분히 별 구경을 할 수 있었다.
내가 본 밤하늘 별 구경 중 압권은 십여년 전 요세미티 하프돔에 오르기 위해 한밤중에 산길을 오르다가 고개를 들었을 때 나타난 은하수인데, 그건 북반구의 기록이고, 남반구의 밤하늘로는 테카포를 추억하게 될 것 같다. 그 감흥을 되살리긴 어려워도 아이폰이 그런대로 제법 그때 분위기를 살려주었다.
'I'm traveling > Kiwi NewZealand' 카테고리의 다른 글
Rippon 와이너리 (0) | 2024.04.01 |
---|---|
Let's face it (0) | 2024.03.31 |
마운트 쿡 후커 밸리 트레킹 (2) | 2024.03.29 |
귀국 인사 (0) | 2024.03.28 |
이런 풍경을 바라보며 먹는 연어라니 (4) | 2024.03.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