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라나다 맛집 엔 카르멜라
Posted 2024. 6. 10. 00:00, Filed under: I'm traveling/Finally Europe
그라나다에 이틀 머무는 동안 두 번 간 식당이 엔 카르멜라(En Carmela)이다. 대성당 인근인데, 한 번은 살짝 경사진 길가 테라스에서, 또 한 번은 실내에서 맛있는 음식을 즐겼다. 이곳도 Yosehiker님이 추천했는데, 좋은 식당들을 알려준 덕을 많이 봤다. 야구공보다 약간 작게 속이 다른 생선살로 만든 크로켓은 맛이 없을래야 없었다.
베이비 오징어라 불리는 꼴뚜기 튀김을 안 먹을 수 없는데, 처음 몇 개는 흥미와 맛을 함께 느낄 수 있었지만, 양이 제법 많아 반쯤 먹고 나선 어쩔 수 없이 초고추장 생각이 났다. 레몬즙으로는 충족되지 않아 와사비라도 있으면 좋았겠다 싶었다. 어쨌든 아내가 먹고 싶어 했던 꼴뚜기 튀김 미션도 새로웠다.
빠에야를 2인분으로 팔길래 먹물 빠에야를 시키면서 '짜지 않게, 소금 빼고'(Sin sal) 달라고 했더니, 한국 여행객들의 이런 주문이 잦은지 웨이트리스 언니가 미소로 끄덕여 주었다. 나중에 가이드들에게 들으니, 스페인에선 향신료와 소금을 기본으로 쓰면서 맛을 내는데, 접시에 담으면서 우리가 마무리로 깨를 뿌리듯 소금을 조금 더 얹다 보니 대체로 짤 수밖에 없다는 거였다.
역시, 그래도 조금 짠 맛은 남아 있었지만, 이게 스페인의 맛이라면 이제부턴 즐겁게 먹어주는 일이 남았다. 오징어와 새우가 들어 있었는데, 제대로 된 빠에야를 영접한다는 기분에 둘이 바닥까지 긁으면서 쓱싹 바워냈다. 입술과 이와 혀가 까맣게 물든 건 영광의 상처였다.
국물을 먹고 싶어 시킨 씨푸드 수프는 걸죽하게 나올 것 같은 예상과는 달리 잘 끓인 매운탕 맛을 내 조금 놀랐다. 해물 건더기도 들어 있었지만, 홍합이 게와 새우 맛을 내면서 입맛을 자극했다. 이거 괜찮은데, 하면서 퍼 먹었더니 속이 개운해지는 느낌이었다. 역시 한국인이겐 국이건 찌개건 국물이 국룰이다.
너무 해산물만 먹은 것 같아 두 번째 갔을 땐 스테이크를 시켰는데, 스페인은 하몽을 만드는 이베리코 돼지고기와 쇠고기 스테이크 값이 엇비슷하길래 포크 스테이크를 시켰다. 야들야들한 고기 자체도 맛있었지만, 곁들인 야채 구성이 실한 괜찮은 선택이었다. 올리브유를 두른 토마토 위에 아보카도 하나를 온통 얹어내는 샐러드도 특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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