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의 부러운 서점 Ona
Posted 2024. 6. 6. 00:00, Filed under: I'm traveling/Finally Europe
바르셀로나에서 나흘을 머물고 그라나다로 가기 전날 마지막 만찬을 위해 식당을 찾아가는데, 마치 소용돌이치듯 책을 진열해 놓은 데가 보였다. 온갖 책을 빨아들이는 것 같은 이미지는 책이 불러 일으키는 지식의 소용돌이, 지적 충격으로 인한 급격한 변화를 묘사하는 것 같았다.
호기심에 안으로 들어가 보니 역시 서점이었다. 겉보기와는 달리 3층으로 이루어진 제법 큰 Ona 서점이었는데, 책 진열이나 벽면 인테리어도 아주 세련돼 보였다. 시내 한복판에 이런 서점 공간이 있다는 데서 문화 도시로서의 바르셀로나의 저력이랄까 잠재력을 가늠해 볼 수 있었다.
책을 우리처럼 책꽂이에 가득 꽂기보다는 가능하면 표지가 보이도록 진열하고, 신간과 베스트 셀러들은 벽면에 십여 권씩 쌓아 놓아 구경하는 이들을 가가이 오게 해 한 권씩 집어들게 만들고 있었다. 대부분 스페인어 책들인지라 표지 디자인 중심으로 훑어봤는데, 영화로도 개봉된 <Dune>이 보여 반가웠다.
조금 더 안으로 들어가니 의자와 테이블들이 놓여 있고, 무대에선 좌담이 열리고 있었다. 이때가 월요일 저녁이었는데 십여 명이 진지하게 경청하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이런 서점 공간을 순전히 즐기기보다는, 어떻게 수지 타산이 맞을까 하는 어쩔 수 없는 현실주의자의 쓸 데 없는 걱정이 생기곤 했는데, 어쨌든 유지가 되거나 버틸 수 있으니까 이렇게 존재하는 게 아닌가 싶어 반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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