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 보케리니 시장
Posted 2024. 6. 5. 00:00, Filed under: I'm traveling/Finally Europe
바르셀로나 여행객들이라면 가우디의 건축 작품들과 함께 가볍게 찾는 곳이 보케리니 시장이다. 카탈루냐 광장에서 이어지는 람브라스 거리를 걷다 보면 나오는데, 높은 천장이며 잘 구획된 가게들에 스페인스러운 먹거리들이 넘쳐 늘 바글바글하다. 너무 상업화 됐다는 말도 있지만, 시장이 원래 그런 데 아니었나 싶다.
알록달록 보암직도 하고 먹음직도 한 젤리 류와 비슷해 보이면서도 다른 각종 향신료들이 먼저 눈길을 끈다. 단 걸 좋아하고, 미세한 차이를 내고 뭔가 다른 맛이라면 환장한 사람들이 사는 동네 같았다. 일일이 주목하거나 맛을 보지 않더라도 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움을 안겨주었다. 지름신이 내려오려는 걸 연륜의 힘으로 간신히 참았다.
빻고 다듬은 것들과 말리기만 한 원재료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고추와 마늘이 많이 보였는데, 우리 양념과는 미세한 차이가 있지만, 아마도 그래서 우리네 식성과 비슷하게 풍성한 맛을 내는 것 같았다. 햇볕이 따가울 정도로 강렬하기 때문에 이런 재료들이 발달했을 것이다.
보케리니 시장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건 역시 스페인의 자랑 하몽(Jamon)이다. 염장해 숙성시킨 돼지 뒷다리들은 천장에 고리를 걸어 늘어놓는 것만으로도 권위를 입는다. 저 풍성하고 두툼한 살점들을 썰 때는 비취는 종이처럼 얇게 깎듯 펼쳐 내는데, 이미 비주얼에서 한 수 접고 들어가게 만든다. 여러 급이 있다는데, 어설픈 여행객이 욱안으로 구별하는 건 무리겠고, 그저 즐겁게 먹어줄 입만 챙기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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