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거리의 악사들
Posted 2024. 5. 21. 00:00, Filed under: I'm traveling/Finally Europe스페인의 유명한 관광지들인 바르셀로나, 그라나다, 론도, 세비야를 다니다 보니,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대성당이나 광장엔 이런저런 악기를 연주하면서 듣는 이들의 관대한 선의를 기대하는 거리의 악사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그 중에서도 세고비아 기타의 나라답게 기타 연주자들을 여럿 만났다.
어커스틱 기타 연주자도 있고, 스피커와 연결시키거나 일렉 기타를 연주하는 이들도 보였는데, 그라나다 대성당 앞에선 발받침을 한 이가 <알함브라의 추억>을 트레몰로 주법으로 연주하고 있었다. 개중에는 자신의 CD를 판매하는 이들도 있는데, 이들이 앉아 연주하는 뒷배경조차도 오래돼 쇠락하지만 예술적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것 같았다.
스페인 거리 악사의 주요 악기 중 하나는 아코디온인데, 연주하는 음악이 귀에 익어 정겹고 악기 하나로 풍성한 소리를 내는 것 같아 자꾸 귀기울이게 만들었다. 무심한듯 연주하던 악사는 누군가가 집중해 경청하는 느낌을 캐치하면 바로 얼굴을 들고 포즈를 취해 주는 순발력을 발휘했다. 통행료를 내고 가라는 것이다.^^
노래하는 이들도 빼놓을 수 없는데, 바르셀로나 대성당 옆문에서 노래하는 여인은 풍채가 대단하고 성량도 제법 커서 관심을 끌었는데, 아는 노래 한 곡은 곧잘 부르더니만, 아뿔사! 두 번째 곡부터는 연습이 덜 됐는지 박자 감각이 모자란지 MR을 따라가지 못하면서도 굳굳이 노래를 계속했다.
바르셀로나 고딕지구 어느 거리에선 종합 밴드의 연주를 들을 수 있었다. 실제 밴드는 아니고, 단복까지 맞춰 입은 그럴싸해 보이는 장난감 인형들이 들려주는 연주였다. 저 밴드들을 실어날라 무대 설치하느라 큰 캐리어 두 개가 필요했나 보다. 평소 잘 볼 수 없는 무대인지라 흥미롭게 두어 곡을 들어 주었다.
'I'm traveling > Finally Europe' 카테고리의 다른 글
광장의 나라 스페인 (1) | 2024.05.23 |
---|---|
스페인 도시간 이동 수단 (0) | 2024.05.22 |
인생 사진을 찍으려면 론다로 가세요 (2) | 2024.05.20 |
세비야에선 플라멩코를 (0) | 2024.05.19 |
바르셀로나 피카소미술관 (0) | 2024.05.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