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도 무방하지만
Posted 2011. 10. 19.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잡동사니
식탁 앞 베란다 하얀 장 위에 몇 달 전부터 와인 병과 장아찌 옹기 그릇 몇 개, 그리고 화분
받침이라기엔 조금 고급스런 용도 불명의 자기가 옹기종기 모여 있다. 저렇게 종류별로 모아
뒀다가 버리는가 했는데, 몇 달째 살아남더니 이제는 우리집 풍경의 일부가 됐다.
마트에서 가끔 사 오는 와인은 모두 만 원 안팎이다. 병에 써 있는 맛을 잘 읽고 고르면
무난한 우리입맛을 크게 배반하진 않는다. 애시당초 주당은 아니고 아주 가끔 호기심 삼아
입에 대는 - 마시는 게 아니라^^ - 정도라 두세 배 또는 몇 배를 더 주고 골라도 오십 보 백 보인
것 같다. 농반진반으로 말하자면, 와인 병 모양을 보고 고른다고도 할 수 있겠다.
와인 병을 물병으로 쓰는 약간 있어 보이는 레스토랑도 있는데, 그런 용도도 아닌 것 같고,
하여튼 얘네들은 꽤 오래 제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러고 보니 요 몇 달 간은 새 와인을 구입하지
않았는데, 얘네들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식탁에 앉아 매일 보고 있으니 필요를 느끼지 않았던
것이다. 하긴 저렇게 매일 아침 예봉산 정기를 받고 있으니 치우기도 뭐할 것이다.
장아찌 옹기 그릇은 손위 처남이 오래 전부터 명절이면 찾아오는 누이동생들에게 하사하는
설빔, 추석빔이다. 한 세트에 네 개씩 담겨 있는데, 된장, 고추장, 청국장과 더덕 장아찌, 깻잎
등이 그때그때 조금씩 다른 조합으로 담겨 있다. 꽤 이름 있는 농원 제품이라 맛도 괜찮고,
재질과 모양, 크기도 괜찮아 다 먹은 다음에 다른 용도로도 활용할 수 있어 전에 가정교회
할 때는 나눠주기도 많이 했다.
살림살이도 아니고, 인테리어 용도도 아니어서 기실 버려도 무방한 것들 가운데 이렇게
자리를 잡고 풍경이 되거나 생활의 일부가 되어 있는 것들이 있다. 어느날 갑자기 깨끗이
치워져 있을 수도 있겠지만, 그날까지는 시선을 주고 가끔은 열도 맞춰줄 것이다.
받침이라기엔 조금 고급스런 용도 불명의 자기가 옹기종기 모여 있다. 저렇게 종류별로 모아
뒀다가 버리는가 했는데, 몇 달째 살아남더니 이제는 우리집 풍경의 일부가 됐다.
마트에서 가끔 사 오는 와인은 모두 만 원 안팎이다. 병에 써 있는 맛을 잘 읽고 고르면
무난한 우리입맛을 크게 배반하진 않는다. 애시당초 주당은 아니고 아주 가끔 호기심 삼아
입에 대는 - 마시는 게 아니라^^ - 정도라 두세 배 또는 몇 배를 더 주고 골라도 오십 보 백 보인
것 같다. 농반진반으로 말하자면, 와인 병 모양을 보고 고른다고도 할 수 있겠다.
와인 병을 물병으로 쓰는 약간 있어 보이는 레스토랑도 있는데, 그런 용도도 아닌 것 같고,
하여튼 얘네들은 꽤 오래 제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러고 보니 요 몇 달 간은 새 와인을 구입하지
않았는데, 얘네들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식탁에 앉아 매일 보고 있으니 필요를 느끼지 않았던
것이다. 하긴 저렇게 매일 아침 예봉산 정기를 받고 있으니 치우기도 뭐할 것이다.
장아찌 옹기 그릇은 손위 처남이 오래 전부터 명절이면 찾아오는 누이동생들에게 하사하는
설빔, 추석빔이다. 한 세트에 네 개씩 담겨 있는데, 된장, 고추장, 청국장과 더덕 장아찌, 깻잎
등이 그때그때 조금씩 다른 조합으로 담겨 있다. 꽤 이름 있는 농원 제품이라 맛도 괜찮고,
재질과 모양, 크기도 괜찮아 다 먹은 다음에 다른 용도로도 활용할 수 있어 전에 가정교회
할 때는 나눠주기도 많이 했다.
살림살이도 아니고, 인테리어 용도도 아니어서 기실 버려도 무방한 것들 가운데 이렇게
자리를 잡고 풍경이 되거나 생활의 일부가 되어 있는 것들이 있다. 어느날 갑자기 깨끗이
치워져 있을 수도 있겠지만, 그날까지는 시선을 주고 가끔은 열도 맞춰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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