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봉 가는 길에서 만난 가을
Posted 2011. 11. 2.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I'm a pedestrian10월 한 달은 오후에 예배를 드렸는데, 덕분에 오랜만에 주일 아침 등산을 할 수 있었다. 43번
국도변 마방집 건너편에서 시작되는 위례 둘레길로 남한산성 벌봉까지 왕복 14km를 걸었다. 제법
긴 길이지만 계절도 좋고 길과 풍경은 더 좋아 피곤할 줄 모른 채 왕복 4시간을 내쳐 걸었다.
빡쎈 산책으로 내려올 땐 발바닥이 조금 아파오긴 했다.^^
벌봉 가는 길에 올가을 제일 멋진 산길을 만났다. 도처에 멋진 길이 있고, 분위기 있는 길도
적지 않고, 개중엔 버킷 리스트(Bucket List)에 올려도 무방할 만큼 빼어난 길이 여럿 있겠지만,
올가을 내겐 이 길이 단연 최고였다. 길 자체도 완만하고 평탄해 산책하기 딱 좋았지만, 바닥에
깔린 낙엽들은 바스락거리는 소리와 함께 바람이라도 불면 비 오는 소리까지 낼 것 같았다.
가을날 주일 아침에 이런 길을 만나고 걸을 수 있다는 게 행복했다.
나무에 달린 잎들도 분위기가 있었지만, 낙엽 되어 쌓이고 구르는 단풍이 참 잘 물들어 있었다.
이런 길은 눈으로만 봐선 안된다. 기꺼이 걸음을 옮기면서 가을을 만끽해야 한다.
둘레길이 다음주에도 오라고 부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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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봄에만 이 길을 걸었는데 가을이 이 길을 걸어야할 진정한 시기이군요.
저는 언젠가 쥐봉으로 올라가는 것을 시작으로
벌봉을 지나 북문으로 간 뒤에 서문을 거쳐 마천동쪽으로 내려온 적이 있어요.
걸음이 느려서 하루 종일 걸렸죠.
아무래도 가을의 이 길을 한번 걸어보아야 겠습니다.
가을에는 이 길을 걷지 않고 그 언저리에서 맴돌다 왔는데 사진보니 유혹이 보통 심한게 아닙니다.-
이 길을 가 보라고 몇 번 말씀하셨는데, 이번에 걸으면서 저도 반했습니다.
벌봉까지 갔다가 돌아왔는데, 다음엔 토요일 아침에 시작해 산성 한 바퀴 일주하고 내려올까 합니다.
그리하면 아마 예닐곱 시간은 족히 잡아야 할듯 싶습니다.
길도 길이지만, 둘레길이 조성되면서 지나는 곳들의 이름을 풀어놨는데, 재밌는 이름이 많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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