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밴드, 같은 느낌
Posted 2012. 1. 19. 00:00, Filed under: I'm churching/더불어 함께
나들목교회에 다니면서 좋아진 것들 가운데 하나는 귀가 많이 즐거워졌다는 것이다. 매주 새롭고 도전이 되는 좋은 메시지를 듣게 된 것도 크게 작용했지만, 예배 반주를 하는 밴드가 출중하기 때문이다. 보통 교회 다니면서 귀가 즐겁다고 할 때는 소리와 하모니 그리고 레파토리가 뛰어난 수준급의 찬양대가 있다는 말인데, 이 교회는 찬양대 없이 서주와 반주를 맡는 악기팀이 그 역할을 대신한다.
보통은 11시 예배를 가는데, 대예배 격인 이 시간의 음악은 클래식 팀이 맡는다. 바이올린과 첼로, 피아노, 신디 그리고 플룻 주자 등 대여섯이 주멤버인데, 종종 여성 트럼펫 주자가 가세하기도 한다. 보통 교회들의 클래식 오케스트라나 현악팀은 다는 아니어도 조금 예배와 겉돌거나 소리가 나대는 경향이 있는데, 이 팀은 철저하게 예배의 흐름에 하나 된 연주를 들려주면서 편하게 예배에 집중하도록 도와준다.
매달 첫째 주는 4시에 열리는 회의 때문에 2시 예배를 드리게 되는데, 청년들이 주축을 이루는 이 시간엔 4인조 밴드가 음악을 담당한다. 일렉과 베이스 기타, 신디와 드럼으로 구성된 이 밴드의 수준급 연주는 아예 매주일 아침예배 대신 2시 예배를 드릴까를 고민하게 만들 정도로 인상적인 선율과 사운드를 들려주고 있다.
예배나 찬양 밴드 그러면 일단 시끄러울 것 같고, 빠르고 강한 비트가 떠오르지만, 이 밴드는 대단한 절제의 미덕을 선보여 내 귀를 놀라게 만들었다. 내 나이 정도 되면 웬만하면 들으면 안다. 그 팀이 실력이 있는지 없는지를. 대개 실력과 내공 그리고 훈련이 부족하면 그걸 감추려고 크고 요란한 소리를 내게 되어 있다. Small is beautiful 또는 Slow is beautiful을 모르기 때문이다.
특히 인상적인 것은, 이 밴드가 중장년들이 주를 이루는 오전 시간이 아닌 20대 청년들이 나오는 오후 시간인데도 이러한 사운드를 들려준다는 점이다. 어쩌면 큰 볼륨과 화려한 스킬에 익숙한 청년 회중들에게는 컨트리와 스윙 풍이 가미된 가스펠 사운드를 만들어 내는 이 재즈 밴드가 조금 답답하게 여겨질 수도 있겠지만, 중장년 회중이 듣기엔 정말 좋은 음악이다.
아직 밴드 멤버들과 인사를 나누진 않았는데, 다음달엔 던킨 도너츠라도 사 가서 이들의 아름다운 연주를 격려하고 친하게 지내자고 해야겠다.^^ 이 밴드를 사랑하는 뜻밖의 중년 팬이 있다는 걸 알려는 주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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