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촌 분원 참붕어찜
Posted 2012. 2. 19.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百味百想
한 주간 동안 어머니께서 와 계셨다. 토요일 오전에 퇴촌 분원 나들이를 했다. 분원은 왕실의 그릇이나 도자기를 굽던 곳이다. 강 폭이 다른 곳에 비해 넓은 남한강은 꽁꽁 얼어 있었고, 팔당댐 너머로 예봉산이 보였다. 언 강 가까이 가 보니 속에서 탁 탁 얼음 깨지는 소리가 들린다.
뭘 드시고 싶냐고 여쭈면 늘 아무 거나 하신다. 알아서 모시고 가면 될 것을 괜히 여쭈었다.^^ 분원에 온 김에 붕어찜을 먹어보기로 했다. 운전하면서 본 플래카드 내건 집에 들어갔다. 이름부터 너무 튀는 것 같고 약간 현란한 기와와 각종 큼지막하고 서로 어울리지 않는 간판에 현수막까지 요란하게 걸려 있어 피할까 했으나, 딱히 아는 집도 없었다.
붕어와 장어, 쏘가리에 송어와 잡어까지 민물고기는 두루 내는 집이었다. 붕어찜은 20% 할인해 준다는 점도 매력적이었다.^^ 장어는 kg에 8만원, 한 관에 32만원이라는데, 관이란 단위는 오랜만에 들어본다. 몇 사람이 먹을 만한 양인지 모르겠다.
주문하고 20여 분 후에 붕어찜이 나왔다. 양념을 잘 했는지 붕어는 비린 맛이 거의 안 났다. 시래기가 엄청 많이 들어갔는데, 간이 잘 배어있으면서도 이상하게 짜질 않았다. 원래 밥 없이도 반찬이나 국물을 잘 먹기도 하지만, 밥 한 술에 시래기 몇 젓가락씩 집어먹었다.
짜지 않으면서도 시원했던 건 민물새우를 많이 넣었기 때문이었다. 뚝뚝 손으로 뜬 두툼한 수제비도 괜찮았다. 솥밥에 이어 나온 누룽지가 구수하면서도 입맛을 개운하게 만들어 주었다. 붕어찜은 어느 계절에 먹는 게 가장 좋은지 모르겠지만, 다시 추워진 영하의 날씨에 먹기에 적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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