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아와 함께 간 삼청칼국수
Posted 2012. 2. 8.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百味百想
작년과 재작년 뉴질랜드 코스타에 갔을 때 의전국 간사로 섬겨준 마리아가 미국 가는 길에 한국에 왔다며 로즈마리에게 연락을 취해왔다. 한국에서도 여기저기 다니면서 바쁘게 보내는지 약속날짜가 주일 나들목교회 예배를 함께 드리고, 점심식사를 하는 것으로 잡혔다. 2월 첫주일, 오클랜드에서 보고 두 달만에 반갑게 만났다.
교회가 있는 신설동에 아는 집이 별로 없어 삼청동으로 향했다. 주차가 되는 집이 보이면 어디든 들어가기로 했는데, 주일 점심 때라 그런지 차도 많고 사람도 많아 슬슬 걱정이 되던 차에 때마침 초입에 주차 안내원들이 호객하는 식당이 있어 무조건 들어갔다. 삼청칼국수였다.
언제나 생글생글인 마리아는 나뿐 아니라 로즈마리를 잘 따랐는데, 특히나 코스타 후에 1박 2일간 여행을 함께하면서 둘이 많이 친해졌다. 교회에서 함께 앉아 있자니, 양승훈 목사가 다가와 따님이냐고 물어왔고, 옆에 같이 앉았던 황병구 본부장도 누구냐고 물어올 정도로 눈에 띄었나 보다.
칼국수 세 가지에 떡갈비(6천원)와 감자전(8천원)을 시켰다. 손바닥만한 떡갈비가 익은 겉절이와 함께 바로 나왔다. 떡갈비를 두고 로즈마리는 함박스텍 같다고, 나는 햄버거 패키라고 농을 하는데, 마리아는 이번에 장흥에 가서 삼합(쇠고기, 키조개, 표고버섯)을 먹어봤다면서 이렇게 먹는 것도 괜찮다고 정리해 주었다.^^ 해물파전 대신 마리아가 고른 감자전도 바삭하게 잘 구어 나왔다.
메뉴를 살피던 마리아는 들깨 칼국수(8천원)를 먹고 싶었다면서 시켰다. 결과적으로 우리가 시킨 것 가운데 제일 맛있었다. 진하지 않고 약간 연한 듯한 맛이 누구에게나 잘 어울릴 것 같았다. 로즈마리는 올갱이 칼국수(7천원)를 시켰는데, 면발이 푸른 게 시금치를 갈아 민 것 같았다. 조금 먹어봤는데 기호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것 같은 맛이었다.
나는 메생이전복칼국수(9천원)를 시켰다. 김가루나 파래처럼 보이는 게 메생이다. 전복은 달랑 하나가 들어 있었는데, 두 개가 있는 줄 알고 통크게 로즈마리에게 주어서 정작 나는 맛을 못 봤다.^^ 메생이가 들어가 시원했는데, 역시 메생이를 안 먹어본 이들은 약간 부담스러울 수도 있을 것 같다.
이 집 칼국수들은 맛을 떠나 일단 여성들에게 어울리는 양이었다. 그릇은 큰데, 칼국수 하나만 먹고 나오면 금세 출출해질 것 같았다. 가게와 동네 이름에 맑을 청 자가 들어가선지 국물은 대체로 맑았다. 사골국물에 끓인 칼국수를 크게 선전하는 걸로 봐서 그걸 먹는 게 나았을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8천원 받을 칼국수 맛은 아니었는데, 맛을 떠나 음식값에 도심 주차료가 포함된 걸로 쳐주면 그런대로 합리적일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북촌을 걸어서 갈 때 일부러 들릴만한 맛집은 아니란 건데, 그도 그럴 것이 근처에 다른 칼국수집도 여럿 있고, 딴 음식점들도 많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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