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류와 지우펀
Posted 2011. 4. 6.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잡동사니화요일마다 큐티나눔을 하는데, 이번주엔 타이베이 여행 뒷풀이를 겸해 점심을 백운호수에
있는 가야금에서 했다. 돌아오는 길에 마침 식목일이어서 허브앤죠이에 들려 화초들을 구경했다.
전부터 사무실에 화초가 있었으면 하던 차에 책상 위에 놓고 키울 작은 화초들을 하나씩 고르라고
했다. 예쁜 꽃화분들을 놓고 싶어 했지만, 아무래도 햇볕이 잘 들어야 하고 통풍 문제도 있어
선인장이나 꽃 없는 허브류를 추천받았다.
나도 여러 꽃화분을 저울질하다가 결국 키우기 무난한 산세베리를 골랐다. 화분을 포함해
한뼘 정도 되는 미니 화초다. 계산하는데, 회원이라며 이번 달 선물로 로즈마리 화분을 끼어주었다.
졸지에 나만 두 개를 키우게 됐다.^^
책상 위 한쪽 구석에 놓았다, 책꽂이 사이에 놓았다 이리저리 옮겨본다. 집에서 안 쓰는 접시를
가져와 물받침 하고, 잘 키워 예쁜 화분으로 분갈이도 해 주어야겠다. 알레르기성 비염으로 냄새를
잘 못 맡는 내 코에도 오후 내내 함께하니 슬슬 허브 향기가 난다.
좀 더 애정을 갖고 키워보라는 의미에서 자기가 고른 화초에 이름을 지어 주라고 했더니
호식이도 나오고, 천외천(天外天)이라고 타이베이에서 먹은 훠궈집 이름을 붙이기도 했다. 나도
타이베이를 다녀온 기념으로 산세베리는 예류(野柳)로, 로즈마리는 지우펀(九份)으로 불러주기로
했다. 둘 다 타이베이 외곽의 유명한 관광지 이름이다.
저녁에 집에서 어울릴만한 접시를 찾다가 베란다 구석에 놓여 있는 예쁜 화분 두 개가 눈에
띄어 가져와 넣으니 한결 보기가 좋다. 아마 전에 허브를 심었던 것 같은데, 잘 못 길렀나 보다.
이번엔 잘 살려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