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고단 눈사람 셋
Posted 2021. 12. 20.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종일산행
지난달에 지리산 노고단에서 예상치 못했던 첫눈이 선사한 설경(11/16/21)을 만끽한 이후론, 동네산을 못 다니고 있다. 노고단 길에서 본 지리산의 초겨울이 준 충격과 경탄이 그만큼 컸기 때문이다. 익숙하고 편한 동네산은 그냥 동네산으로 치부되었다.
그때 노고단 가는 길에서 눈사람 셋을 만났다. 앞서간 누군가가 벤치 위에 아주 작은 눈사람을 만들어 놓았는데, 눈을 뭉치고, 눈에 보이는 나뭇가지 몇 개 꽂으면 뚝딱 만들어지는 눈사람은 보는 이들을 즐겁게 하고 따라하고 싶게 만든다.
노고단에 올랐다가 내려올 땐 지름길 계단 대신 둘러오는 편한 길을 택했는데, 저만치 앞서가는 고독한 이가 눈길 속에서 멋진 풍경이 되어 주었다. 첫눈을 만나리라곤 전혀 생각도 못해 자켓이며 모자가 가을 복장이었지만, 나도 뒤에 오는 누군가에게 저런 풍경이 되어 주었을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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