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게 손님은 내가 지킨다
Posted 2025. 11. 14.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Joy of Discovery
식당들을 다니다 보면 손님들이 예전보다 좀 더 수월하게 먹게 하려는 흥미로운 도구들을 비치하고 있는 걸 보게 된다. 대표적인 게 치킨집이나 고깃집에서 들고 뜯게 하는 일회용 비닐 장갑이다. 손가락을 다 넣을 수도 있고, 엄지와 집게 손가락만 넣는 미니 사이즈도 있는데, 없을 때에 비해 무척 편한 도구들이다.
연희동에 있는 중국집에선 벽면에 연분홍 비닐이 걸려 있어 뭔가 궁금했는데, 필요하면 한 장씩 뜯어가 목에 걸게 하는 일회용 위생 앞치마였다. 못고리 아래엔 "우리 가게 손님은 내가 지킨다"는 자못 진지하고 근사한 문구를 프린트해 스티커 모양으로 붙여 놓아 꽤 비장한 느낌마저 주었다. 실용적인 느낌과 함께 해학마저 느끼게 해 주었다.
전엔 실제 앞치마를 주거나 비닐이어도 흰 색이어서 크게 눈에 띄지 않았는데, 이렇게 분홍색으로 만든 걸 벽면 잘 보이는 곳에 걸어놓으니, 실용성을 넘어 일종의 인테리어 용품으로도 보여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고 하면 지나친 억측일지도 모르겠다. 난 구경만 하고 그냥 먹고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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