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거렸던 후버 댐
Posted 2015. 8. 11. 00:00, Filed under: I'm traveling/Wow! Grand Canyon더위 얘길하다가 3년 전 후버 댐 갔던 기억을 살짝 흘렸는데, 그러고보니 그 때 포스팅하지 않은 사진들이 iPhoto에 남아 있길래 잠시 타임머신을 타고 돌아가 봤다. 2012년 플로리다에서 어학연수 중이던 g와 인디애나 코스타를 마치고 그랜드 캐년 여행을 하기 위해 라스베가스에서 1박한 다음 공항에서 Shiker님을 만나 렌트카를 타고 처음 들렸던 곳이 후버 댐이었다.
그 해는 인디애나와 시카고도 더웠지만, 네바다 주에서 만난 더위는 상상을 초월했다. 그래서 귀국해선 이런 더위는 난생 처음(7/12/12)이라고 호들갑을 떨었던 걸 깜빡하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댐 주변 곳곳에 절대로 차 안에 아이나 애완동물을 남겨두지 말고, 물을 충분히 마셔두라는 Heat Kills 경고판들이 붙어 있는 어마무시한 동네였다.
불과 십여 분을 머물면서 거의 더위 먹기 일보 직전까지 간 탓에 무슨 정신으로 구경을 했는지 가물가물한데, 그래도 사진을 몇 장 찍어둔 게 남아 있었다. 대공황기에 건설된 이 댐은 네바다 주와 애리조나 주 경계인 블랙 협곡에서 콜로라도 강을 막아 세운 것으로 높이가 221m, 길이는 411m이다.
머리 바로 위에서 내려쬐는 땡볕에 아스팔트 복사열까지 가세해 기진맥진한 가운데 요금을 받는다는 구간이 보였는데, Shiker님이 가리키는 대로 다리 위를 자세히 쳐다보노라니 개미 같이 움직이는 무리들이 보였다. 으아~ 여기도 더운데 저 다리 위는 얼마나 더울꼬 싶었지만, 까마득한 높이가 주는 긴장과 두려움에 혹시 높은 데서 부는 바람으로 외려 서늘할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들었다.
급히 차로 돌아가기 전에 가까스로 그늘을 찾아 인증샷을 한 장 남겼는데, 워낙 환한 빛에 둘의 상기된 얼굴이 살짝 가려졌지만 웃는 게 웃는 게 아니었다. 다시 그런 더위를 경험하라면 두 손 두 발 내저으며 사양하겠지만, 저 다리 꼭대기 위를 기어다니는 것처럼 보이는 개미 일행은 되고 싶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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