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문장으로 소개하기
Posted 2012. 11. 30.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잡동사니추천이 되었다. 자세하고 구체적인 대회 성격이나 역할이 아직 모호하기도 하고, 몸에 썩 맞지
않는 옷을 입는 것 같아 뭔 소리냐며 제낄까 하다가 나이 먹어가면서 너무 빼는 것도 안 좋아보여
관계상 수락하게 됐다.^^
그냥 그때 몸만 가면 되는 줄 알았는데, 준비하는 사무국 측에서 이것저것 요구하는 게 많다.
그 중 하나가 홈페이지에 실을 자료를 위해 몇 가지 질문에 답하는 거였는데, 역시나 거추장스러웠다.
지금 와서 뺄 수도 없어 끙끙거리다가 작성해 보냈는데, 제일 시간이 많이 들어간 첫 번째 질문이
흥미로웠는데, <한 문장으로 나를 소개한다면?>이다.
같은 내용을 남에겐 여러 번 물었어도 자신에겐 딱히 묻는 이도 물을 일도 없었는데, 어쩔 수
없이 곰곰 생각해 봤고, 예상했던 대로 뚜렷하게 잡히지 않았다. 차라리 몇 줄 이력 달듯, 주저리
너저리 소개하라면 아쉬운대로 작업할 수 있었겠지만, 한 문장으로 생판 모르는 사람들에게 자신을
소개한다는 것, 이거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었다.
나처럼 헤매는 이들을 위해 사무국에서 샘플로 보내온 자료에는 청년 격려 및 부축 전문가,
나와 시대를 동시에 직시하여 사람의 마음을 긍정으로 이끌어 내는 사람 등 그럴싸하고 멋드러진
예들이 있었는데, 이리저리 머리를 굴려가며 생각을 정리하려 해도 딱히 만족스럽고 마땅한 소개가
떠오르지 않아 반나절을 끙끙대다가 시한에 쫓겨 겨우 만들어서 보냈다.
조금 폼 잡은 것 같기도 하고, 내가 아닌 나로 화장에 변장에 가장하고 포장해 금세 들통이
날 것 같기도 하고, 구체적인 포인트를 못 잡은 것 같기도 한데, 독자들께서 본 iami는 한 줄로
어떤 사람인지 댓굴 남겨주시기 바란다. 연말도 되어가고 하니, 밀린 구독료 내는 셈 치고 자선을
베풀고, 심심하면 5백원 내는 대신 자신에게도 그런 작업을 해 보시면 어떨까.
내가 겨우 정리한 답은:
약간 치우친 균형 감각과 나름대로 합리적 사고방식을 갖고 신앙과 일상을 살아내려는 그리스도인.
이게 과연 내가 맞나? 평소 스스로를 엉뚱하게 착각하고 있었던 건 아닌지 모르겠는데,
과감하고 예리한 교정(correction)을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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