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주년 선물
Posted 2012. 11. 17.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잡동사니
9월 말에 미국에서 공부하고 있는 g가 엄마빠의 은혼식을 축하하는 선물을 보내왔다. 곁에 있었다면 케이크와 함께 다른 선물을 했겠지만, 이것저것 알아보다가 알라딘을 통해 브라운아이스 나얼의 새로 나온 음반 <PRINCIPLE of my SOUL>과 남불 프로방스 풍경을 담은 영화 <마르셀의 여름La Gloire De Mon Pere>과 <마르셀의 추억My Mother's Castle> DVD였다.
둘 다 g가 좋아하는 음악과 영화인데, 자식이 자신이 좋아하는 것들을 부모와 나누고 싶어 보낸 것이라 기분이 좋았다. 브라운아이스는 g가 좋아하는 음악 중 하나인데, 그들의 앨범은 물론 콘서트에도 가면서 자주 듣는 음악으로 덕택에 우리도 앨범 자켓 디자인이 범상치 않은 이 갈색눈동자들의 음악을 종종 듣는 편이다. 새 앨범도 나얼 특유의 그림과 음악이 풍성해 로즈마리는 한동안 거의 매일 듣는 것 같았다.
마르셀의 여름은 나도 인상적으로 본 영화인데, 오래 전에 봤고, 그땐 프로방스에 대해 별 감흥이 없던 때라 스토리 라인 중심으로 본 것 같다. 남들은 고흐나 하다못해 칸 영화제 등을 통해 진작부터 열광하는 남프랑스와 프로방스가 내게 작은 감흥을 준 건 뜻밖에도 요 몇 년 사이에 읽은 정수복과 김영주의 책을 통해서였다.
특히 재야(?) 사회학자 정수복이 쓴 <프로방스에서의 완전한 휴식>은 <파리를 생각한다> <파리의 장소들>과 더불어 그 동안 아무 관심 없던 프랑스에 대한 작은 관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남들은 다 가 보고 싶어하는 파리나 프로방스 모두 여행 Wish List 저 아랫 칸에도 없었는데, 불현듯 가 보고 싶게 만들었다.
<생각한다>에서 그는 일상의 생활에서 짧은 시간을 귀하게 여기며 그리 넓지 않은 범위를 한가롭고 기분 좋게 걷는 행위를 뜻하는 플라느뤼(flanerie) - 액센트가 하나 있는데, 어떻게 입력하는지 모르겠다 - 란 단어로 나를 매혹시킨 바 있다. 영어로는 wandering이니 pedestrian들의 라이프스타일이고, 파리나 프로방스나 플라느뤼하기 좋은 곳이니, 한 번 가 보긴 해야겠는데, Bucket List에나 넣어두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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