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윤네 송년모임
Posted 2012. 12. 15. 00:00, Filed under: I'm churching/더불어 함께
명일동 살던 채윤네가 합정동으로 이사간 지 1년이 지났는데, 못 가고 있다가 무지하게 추웠던 지난 주일 저녁에 송년모임을 핑게로 갔다 왔다. 블로그 친구 dong님 부부도 함께해 세 가정이 오붓한 교제를 나눴다.
목사인 남편 때문에 모님으로 불리는 ss님의 전매특허와도 같은 뼈찜이 수북하니 접시에 담겨 나왔다. 당근 여러 번 리필했다.^^ 핏물 빼랴, 간이 골고루 배게 하려 은근한 가스불에 몇 시간을 끓이랴, 보기 좋게 담아내랴.. 수고가 많아 다들 입이 즐거웠고 배가 남산만큼 나왔다. 근처 망원시장에서 사 왔다는 홍어무침까지 더해져 한 병쯤 있었으면 좋았을 와인 사 가자는 로즈마리 말을 안 들었다고 했더니 dong님이 못내 아쉬워 했다.
신혼 때부터 TV는 안 들여놓는 대신 책과 음악이 잔뜩이던 이 집에 언제부터인지 각종 커피 관련 기구들이 한살림을 차지하기 시작했다. 바리스터를 하고도 남을 모님의 눈썰미 덕에, 이 집을 찾는 청년들과 친구들은 카페급의 커피를 대접 받는다. 직접 로스팅도 하다가 요즘은 너무 시간이 들어가는 바람에 그건 잠시 쉬고 있다고 한다. jp가 갈고 ss가 드립한 커피는 케냐산이었다.
쪽진 머리며, 일자형 눈썹과 꽉 다문 입술에 거품을 확인하면서 드립 주전자를 움켜쥐고 힘을 주면서 천천히 따르는 손이며 영락없는 오늘의 바리스터다. 카페는 아직 못 내고 있지만, 여름에 <오우연애 - 오늘날 우리에게 일용할 연애를 주옵시고>란 책을 내서 요즘 바쁜 작가 반열에 들어섰다. 시리즈 2탄 격인 <와우결혼 - 와서 보라! 우리의 결혼을>도 내년에 낼 모양이다.
이 집에 요즘 경사가 있었다. 채윤이가 피아노 전공으로 예중에 합격한 것이다. 청년사역을 하던 jp는 양화진 백주년기념교회에서 신혼부부 교구 중 하나를 맡고 있는데, 270 가정을 돌보고 있다고 한다. 전에 같이 다니던 교회에서 많이 눌리고 찌들었던 표정이 환해졌고, 사역을 즐기는 것 같아 보기 좋았다. 엄마에 가려 소파에서 책을 읽는 소년 시인 현승이는 10년 전 우리집에서 가정교회 시작할 때 엄마 뱃속에 있었는데, 세월이 많이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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