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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2013. 1. 6. 00:00, Filed under: I'm churching/더불어 함께
작년 한 해 하남에 거주하는 우리 가족 구성원수에 여러 차례 변화가 있었다. 연초까지 20년 동안 4인 가족이었다가 1월 중순 g가 어학연수를 겸해 플로리다로 공부하러 가는 바람에 아주 오랜만에 단출한 3인 가족이 됐다. 한동안 허전했으며, 특히 로즈마리가 많이 마음을 썼다.
5월 중순부터 다시 4인 가족이 됐는데, g는 여전히 미국에 있었지만 서울 본가에 계시던 어머니께서 우리집으로 이사 오시는 일이 있었다. 결혼하고 한 달에 한두 차례 찾아뵙기는 했지만 막상 모시고 살게 되리라곤 예상하지 않았는데, 이런저런 형편상 우리가 모시게 된 것이다.
어머니가 그 동안 우리집에 오시는 걸 꺼려하신 이유 중 하나는 종교 문제였다. 한 집에 사는 식구들이 서로 다른 종교를 갖는 걸 꺼려하신 어머니는 우리집에 오시면 오래 다니시던 절을 못 다니시게 될 것을 우려해 가능한 한 안 오시려 했지만, 때가 차서 오시게 됐고, 집에서 가까운 동네 교회에 다니시게 됐다(아직 믿음은 없으시다).
아무리 모친이시라 해도 결혼하고 분가해 25년간 딴 살림을 하다가 처음 어른을 모시게 되니 우리도 조금 불편한 게 있고, 어머니도 이런저런 불편함과 아쉬움을 느끼시는 것 같다, 게다가 자상하고 너그러운 구석이라곤 별로 없고 매사에 picky한 내 못된 성격상 잔소리를 제법 하게 돼 로즈마리에게 옐로우 카드를 몇 번 받았다.
그렇게 지내다 12월 마지막날에 g가 돌아와 처음으로 5인 가족이 됐다. 서재 겸 창고 비슷하게 쓰던 방을 비워야 해서 봄부터 사무실에 책 박스 30개를 갖다 놓아야 했고, 안방을 제외한 방들의 재배치 작업이 이루어졌다. 식탁에 의자를 하나 더 놓아야 했고, 날이 좀 따뜻해지면 이참에 거실 소파를 치우고 가족 독서테이블을 놓을까 한다.
숫자에 맞는 괜찮은 사진이 없을까 사진 보관함을 둘러보다가 마침 뉴질랜드에서 찍어둔 갈매기와 오리 사진들이 눈에 띄었다. 골라주길 기다리기라도 했다는 듯이 절묘하게 숫자가 맞았다. 이 사진들이 없었더라면 한 뿌리에서 굵게 갈라진 나뭇가지들 가운데서 수를 맞춰 골랐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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