돔베고기와 성게 미역국
Posted 2013. 3. 1.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百味百想제주도에 문상할 일이 있어 급히 다녀왔는데, 문상객들에게 내오는 음식이 제주도다웠다. 제주도 하면 돼지고기인데, 수육을 도마 위에 내온다고 해서 돔베고기라고 부른다. 육지와는 생김새가 달라보이고, 겉보기엔 물기가 없어 단단하거나 푸석푸석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한 점 집어 먹어보니 야들야들하면서도 부드럽게 녹는 맛이 일품이었다.
간장에 찍어 먹는 것도 특이했는데, 잘 익은 김치와 감칠맛 나는 무절이에 먹어도 서로 궁합이 잘 맞았다. 상갓집에서 염치 불구하고 두 접시를 먹었다.^^ 장례식장 음식이 이 정도면 식당에서 파는 돔베고기는 어떤 맛일까. 다음에 제주도 가게 되면 한 번 더 먹어야겠다. 이곳 토박이들 말로는, 제주도에 들리면 옥돔 같은 수산물 말고도 이런 고기를 사 와도 좋다고 한다.
육개장 일색이던 상가 음식에 요즘은 무국이나 다른 국도 간혹 나오는데, 제주도에선 독특하게 성게 미역국이 나왔다. 간도 적당한 게 이거 완전히 잘 끓인 특제 씨푸드 수프였다. 누런색의 성게알이 제법 넉넉하게 들어 있는데, 비리지도 않으면서 살짝 짭쪼름하니 바다 내음을 입안에 활짝 풍겨주었다. 이것도 당연히 두 그릇 비워 주셨다.^^
반찬 가운데는 가자미 튀김이 나왔는데, 예전엔 많이 먹었지만 생선값이 전반적으로 오르면서 가자미도 덩달아 뛰어 요즘 찬으로 내는 곳은 거의 없어졌고, 집에서도 많이 안 먹게 된다. 조리거나 구워 통짜로 나오면 조금 손 대다가들 마는데, 이렇게 먹기 좋게 조각을 내서 튀기니 다들 반색하며 달려든다. 가짓수가 많고, 특별한 향토음식을 내는 상갓집도 많겠지만, 근래 다녀본 상갓집 음식 가운데는 단연 쵝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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