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기족발과 콧등치기 국수
Posted 2013. 3. 24. 00:00, Filed under: I'm traveling/하루이틀 여행작년 여름에 정선을 여행할 때는 민물 매운탕을 먹었지만, 이번엔 정선 시장 인근에 있는 동광식당에서 콧등치기 국수와 황기족발을 먹었다. 어느 집이 원조인지는 알 수 없지만, 같은 골목에 있는 대여섯집이 마치 장충동 족발집들처럼 황기족발을 한다고 간판이나 창에 크게 써 붙여놓고 있었다. 인터넷을 통해 알게 된 동광식당을 찾았다.
메뉴는 족발과 콧등치기 국수로 단출하다. 만두국은 손글씨로 써 놨지만 안 된다고 한다. 족발 대 자가 3만원이고, 소 자는 2만7천원인데, 3천원 차이가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 이 정도면 다들 3천원 더 주고 대 자를 시킬 것 같은데, 우리는 다섯이나 되니 일단 대 자를 시키고, 부족하면 추가하기로 했다. 그냥 막걸리는 3천원이고, 곤드레 막걸리는 5천원인데, 그걸 시켜 마시면 곤드레 만드레가 되려나.^^
콩과 식물 황기를 넣어 삶은 족발은 단맛이 조금 더 났는데, 특이하게도 찢어서 내온다. 두꺼운 껍질 부위만 안 보이면 영락없는 개고기 모양새인데^^, 이렇게 손으로 찢어서 먹는 게 더 맛있다는 인상을 주는 것 같다. 수북하지만, 역시 아래는 족발 통뼈가 숨어 있다.^^
상추에 부추무침을 얹고 살코기와 껍데기를 한쪽씩 얹어 싸서 먹는다. 음~ 고거 맛이 제법이다. 우리가 만약 시장했다면 충분히 한 접시 더 시켰을 것 같은데, 다슬기 해장국을 잘 먹은데다가 점심과 저녁 사이의 인터벌이 조금 짧았던 관계로 적당히 먹어주었다. 성인 네 사람이 대화하며 먹기에 괜찮은 양이었다.
곤드레 막걸리 맛이 살작 궁금하던 차에 마침 옆 테이블에 앉았던 이들이 곤드레 막걸리를 1/3쯤 남기고 일어서길래 눈치껏 갖다가 맛만 봤다.^^ 물론 운전에 가이드 역할까지 맡은 나는 당연히^^ 참았는데, 돌아오는 길에 동생이 2병을 사서 저녁 때 맛을 봤다. 달고 순한 맛이었다.
콧등치기는 메밀을 뽑아 만든 국수인데, 메밀로 국수를 뽑으면 뚝뚝 쉽게 끊어지는데다, 뜨거운 국수를 끊어 먹지 않고 후루룩 빨아먹듯 먹다 보면 콧등을 치게 된다고 해서 재밌는 이름을 갖게 됐다. 실제로 먹어보니 콧등을 칠 염려는 없었다.^^
만드는 집에 따라 강원도 된장을 푼 국물이 약간 질퍽한 집도 있다는데, 이 집은 맑고 간도 심심한 편이었다. 점심이나 저녁으로 저 국수 한 그릇이면 조금 부족할 것 같고, 족발과 곁들여 먹기엔 무난한 조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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