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로 주고 말로 받는다
Posted 2013. 3. 28. 00:00, Filed under: I'm traveling/하루이틀 여행
지난주에 정선에 갔다가 화암동굴 앞에 있는 향토박물관에 들려서 옛날 사람들이 쓰던 농기구나 목공 연장 등을 구경했는데 됫박들을 모아 놓은 코너가 있었다. 크기에 따라 이름이 달랐는데, 그 중에서 우리가 흔히 쓰는 말에 나오는 단위들을 확인할 수 있어 재미있었다. 종종 되로 주고 말로 받는다는 말을 하는데, 되와 말은 얼마나 차이가 있는 걸까.
한 되는 쌀이나 찹쌀은 800g, 콩이나 보리, 녹두는 700g인데, 한 말은 보통 열 되라고 보면 된다. 그러니까 되로 주고 말로 받는다는 말은 괜히 한 번 잘못했다가 10배로 되갚음을 받는다는 굉장한 손해를 일컫는 말이겠다.
박물관에는 되보다 적은 단위를 일컫는 홉이란 단위도 있었는데, 홉은 한 되의 1/10인 모양이다. 그러고보니 어렸을 때 시장에 가면 말이니 되니 홉이니 하던 생각이 났다. 요즘은 마트에선 전자 저울을 쓰고, 가끔 길거리에서 파는 땅콩 살 때나 됫박에 담은 다음 한 웅큼 더 줄 때나 볼 수 있는데, 반질반질한 됫박들이 근사해 보였다.
작년에 왔을 때는 맷돌에서 어처구니가 없다는 말이 어떤 뜻인지도 새삼스레 알게 됐는데, 이번에도 상식을 하나 늘렸다.^^ 규모는 작지만 이런 생활사 박물관, 자연사 박물관, 민속 박물관 구경은 재미도 있고 슬로우 라이프를 배우는 맛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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