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8 계단
Posted 2013. 5. 18.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I'm a pedestrian
도봉산 포대정상에서 만월암으로 내려오는 길엔 계단이 길게 놓여 있는데, 중간중간 누군가
숫자를 써 놓은 게 보인다. 제일 큰 숫자는 410이고, 360과 다른 몇 개가 더 있는데, 계단수다.
오르내리면서 하도 계단이 많아 속으로 세다가 아예 적어 놓은 것 같은데, 다 합하면 418이다.
계단이 놓이지 않았다면 오르내리는 게 만만치 않았을 길이라서 좀 더 쉽게 오르내리라고
계단을 놓았을 텐데, 문제는 4백 개가 넘는 계단은 무척 많은 편에 속한다는 것이다. 산에서
계단을 오르내려 본 이들이라면, 계속 이어지는 계단이 2백 개 정도만 돼도 얼마나 힘든 코스인지
안다. 내려가는 것도 조심스럽지만, 4백 개가 넘는 계단을 올라가려면 다리는 후들거리고 숨이
턱턱 막혀 온다. 중간에 멈춰서서 숨을 돌리고, 물로 목을 축이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게다가 여기 계단은 윗쪽으로 올라갈수록 사이 간격이 꽤 높아, 어떤 데는 계단을 두 개
놓을 높이를 하나만 놓은 곳도 있다. 죽어라고 올라가지만, 한 번에 다 오르는 이들은 별로
없고, 십중팔구는 3백 개도 못 가 한 번은 쉬어야 다음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다.
나무 계단이라고 해서 나무만 쓰는 건 아니다. 이 정도 경사에서 계단을 놓으려면 먼저
철계단으로 기초공사를 해야 한다. 초록색으로 보이는 부분이 철계단인데, 그 위에 나무를
얹고 고정시킨 다음, 미끄러지지 않게 하려고 고무판 같은 걸 깔아놓기도 한다. 당연히
다리 힘만으로는 힘들기 때문에 잡고 올라가라고 양쪽에 통나무로 손잡이를 해 놓았다.
우리처럼 하산길에 이 418 계단을 만나면 오히려 시간도 단축되고 지루하지도 않아
다행이지만, 코스를 잘못 잡아 올라오는 길에 만났다면 힘은 힘대로 들고, 고개를 숙이고
바닥만 바라보느라 도봉산 정상부의 멋진 풍경을 놓치기 십상일 것이다. 물론 등산학교
출신들은 토요일 늦은 오후에 1박 캠핑 도구들을 잔뜩 짊어지고 무슨 수도자나 순례자라도
되는 것처럼 삼삼오오 이 길로 들어서고 있었지만.
숫자를 써 놓은 게 보인다. 제일 큰 숫자는 410이고, 360과 다른 몇 개가 더 있는데, 계단수다.
오르내리면서 하도 계단이 많아 속으로 세다가 아예 적어 놓은 것 같은데, 다 합하면 418이다.
계단이 놓이지 않았다면 오르내리는 게 만만치 않았을 길이라서 좀 더 쉽게 오르내리라고
계단을 놓았을 텐데, 문제는 4백 개가 넘는 계단은 무척 많은 편에 속한다는 것이다. 산에서
계단을 오르내려 본 이들이라면, 계속 이어지는 계단이 2백 개 정도만 돼도 얼마나 힘든 코스인지
안다. 내려가는 것도 조심스럽지만, 4백 개가 넘는 계단을 올라가려면 다리는 후들거리고 숨이
턱턱 막혀 온다. 중간에 멈춰서서 숨을 돌리고, 물로 목을 축이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게다가 여기 계단은 윗쪽으로 올라갈수록 사이 간격이 꽤 높아, 어떤 데는 계단을 두 개
놓을 높이를 하나만 놓은 곳도 있다. 죽어라고 올라가지만, 한 번에 다 오르는 이들은 별로
없고, 십중팔구는 3백 개도 못 가 한 번은 쉬어야 다음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다.
나무 계단이라고 해서 나무만 쓰는 건 아니다. 이 정도 경사에서 계단을 놓으려면 먼저
철계단으로 기초공사를 해야 한다. 초록색으로 보이는 부분이 철계단인데, 그 위에 나무를
얹고 고정시킨 다음, 미끄러지지 않게 하려고 고무판 같은 걸 깔아놓기도 한다. 당연히
다리 힘만으로는 힘들기 때문에 잡고 올라가라고 양쪽에 통나무로 손잡이를 해 놓았다.
우리처럼 하산길에 이 418 계단을 만나면 오히려 시간도 단축되고 지루하지도 않아
다행이지만, 코스를 잘못 잡아 올라오는 길에 만났다면 힘은 힘대로 들고, 고개를 숙이고
바닥만 바라보느라 도봉산 정상부의 멋진 풍경을 놓치기 십상일 것이다. 물론 등산학교
출신들은 토요일 늦은 오후에 1박 캠핑 도구들을 잔뜩 짊어지고 무슨 수도자나 순례자라도
되는 것처럼 삼삼오오 이 길로 들어서고 있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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